최고 재료 엄선 체질별 요리…몸에 좋고 맛도 좋아요
음식은 뭐니 뭐니 해도 '맛'이다. 보기에도 좋고 맛도 좋으면 금상첨화. 하지만 요즘은 '맛도 좋고 건강에도 유익한 음식'이 최고다. 음식 마니아들은 '몸에 좋고 맛있는 집'이라면 수소문해 전국 어디든 찾아 나선다. 멀리 갈 것 없다. 수성구 상동 약선한정식 전문집 '소담정'. 대구한의대의료원 최환영 부총장과 기획처 직원들이 숨겨놓은(?) 집이다. 평소 '우리 몸을 치료하는 한의학자들은 도대체 어떤 음식을 먹을까' 궁금했는데 그 의문이 풀렸다. 최고의 음식 재료를 엄선, 우리 몸에 좋은 최고의 상태로 만든 음식 연구가의 손맛이 있는 집. 두말할 필요가 없지 않겠는가.
소담정(笑談亭). 좋은 이야기를 나누는 집. 이름이 정겹다. 대구한의대의료원 예병찬(48) 대외협력실장은 "귀중한 손님이 오시면 서슴지 않고 추천하는 집"이라고 설명한다. 상동 덕화중학교 뒤편에 위치해 의료원과도 가깝다. 주인 김숙란(58) 대표는 궁중약선요리 연구가다. 2006년 파동에 음식연구소를 열고 전국에서 음식을 배우려고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약선요리를 전수하고 있다. 소담정은 지난 6월 문을 열었다. 거실에 들어서면 100여 가지의 한약 재료를 담은 선반이 눈에 들어온다. 김 대표는 "약선음식은 글자의 뜻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약이 되는 음식"이라며 "음식의 식재료가 가지고 있는 독성을 제거하고, 우리 체질에 맞는 음식이 바로 약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소담정의 특징은 주인이 직접 모든 음식을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 아들 기중(32) 씨와 딸 고은(25) 씨도 주방이 곧 '근무지'다. 인공 조미료는 없다. 천연 재료와 한약재, 과일을 이용한 자연 조미료만으로 맛을 낸다. 음식은 한식 코스요리로 나온다. 모든 음식에는 숙지황과 백작약, 당귀, 천궁을 우려낸 사물탕을 육수로 사용한다. 기본적으로 잡채와 더덕무침, 화전, 가오리찜, 샐러드가 선보인다. 깔끔하다. 모든 요리가 멋스럽다. 맛보기 전에 눈부터 황홀하게 만든다. 곶감과 밤, 사과, 배에 홍시 소스를 머금은 샐러드가 달콤하다. 가늘게 채를 썰어 얹어 놓은 오렌지조각으로 인해 상큼한 맛이 입안을 화사하게 만든다.
쫄깃쫄깃 씹는 맛이 일품인 표고버섯 튀김이 입맛을 당긴다. 최 부총장은 "태양에 말린 버섯은 항암제"라며 "표고버섯은 말려서 먹는 것이 더 몸에 좋다"고 한다. 중간쯤 나오는 굴탕이 시원하다. 매운고추를 한조각 띄워 국물을 넘길 때 매콤한 맛이 목을 자극한다. 연골이 오도독 씹히는 가오리찜도 별미다. 코스가 끝날 때쯤이면 연밥이 나온다. 차곡차곡 접은 연잎을 펼치는 재미도 쏠쏠하다. 연잎 속에는 갈색 잡곡밥이 반지르르하다. 구수한 밥냄새는 연잎과 함께 코를 자극한다. 연밥은 수수 등 5가지 잡곡에다 쥐눈이콩, 견과류 등이 잘 어울려 차지다. 마치 약식같아서 맨밥으로도 맛있다. 연잎도 함께 먹고 싶어진다.
김 대표는 "7, 8월에 채취한 연잎은 밥과 함께 먹어도 되지만 요즘 것은 거칠어서 먹을 수 없다"고 한다. 기획처 최경호(38) 계장은 "음식을 즐기다 보면 항상 많이 먹게 되는데 인공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서 전혀 속에 부담감이 없다"고 말한다. 점심때(낮 12시~오후3시)는 1만5천원이면 점심 특선을 즐길 수 있다. 저녁 메뉴로는 불로정식(2만5천원)과 태평정식(3만5천원)이 있고, 최고의 밥상은 수라정식(5만원)이다. 053)761-7737.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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