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폭격 당한다면… 지하철역·고층건물 지하로 비상대피를

입력 2010-11-25 10:09:01

핵 방어 1등급 시설 없어…아파트 지하주차장 3등급

"만약 대구가 폭격당한다면 어디로 피해야 하나."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연평도 주민들이 육지로 피란하고, 남은 섬주민들도 방공호에 대피하면서 포격이나 공습을 당했을 때 시민들이 안전하게 피란할 수 있는 비상대피시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역의 군사용 대피시설은 군 기밀로 처리돼 정확한 규모나 위치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만약 대구가 폭격당한다면 민간인들은 대구시가 지정한 지하대피시설로 피신할 수 있다. 지하대피시설은 등급에 따라 안전성 정도가 달라진다.

대구시에 따르면 3.3㎡당 4명을 수용할 수 있는 60㎡ 이상 지역 비상대피시설은 모두 지하에 있고, 현재 2천932곳의 지하 공간이 비상대피시설로 지정됐다.

지하 비상대피시설 가운데 1등급은 화생방 가스를 막는 화학 여과기 등 화생방 방호 시설을 완비하고 있다.

고층 건물 지하 2층 이하와 지하철, 터널은 2등급, 지하상가와 지하보·차도, 지하 주차장 등은 3등급으로 분류돼 있다. 단독주택 등 소규모 건물 지하층은 안전성이 가장 취약한 4등급이다.

군사전문가들은 북한 땅이 지척인 연평도와 달리 대구가 공격을 받을 경우 핵을 포함한 미사일이나 항공기를 이용한 공중 폭격 등에 의한 것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지역에는 핵 공격에 의해 확산되는 방사능 입자까지 차단할 수 있는 1등급 시설은 없다.

2등급 시설은 경북도청 대피소, 도시철도 1·2호선 55개 역사와 경북대병원, 기타 고층 건물 지하 공간 등 117곳이다. 또 3등급 시설은 중앙지하상가(대현프리몰) 등 2천26곳, 4등급 이하 시설은 789곳이다.

시민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대피시설 활용 여부다. 관계자들은 "고층 아파트 지하주차장은 재래식 무기 공격을 받을 때 재빨리 피할 수 있고 쉽게 무너지지 않아 3등급 대피시설 정도로 보면 될 것"이라고 했다. 대피 시설로 활용 가능하다는 얘기다.

대구시와 경북도 관계자는 "핵 위험을 피하기는 어렵겠지만 2등급 정도 시설은 공중 폭격 등 재래식 공격으로 인한 피해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며 "평소 민방위 훈련이 있을 때 적극 참가해 주변 대피소 등을 확인해 두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에 수월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핵 위험으로부터도 안전한 지하벙커 개념의 민간 대피시설은 아예 없다. '지하벙커'는 육군 제2작전사령부, 공군 대구기지(K2), 미군 부대 등에 설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극비 보안이 유지되고 있다. 또 군에서 관리하는 소규모 방공호 역시 정확한 위치나 면적은 기밀 사항이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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