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광저우] '북 포격'에도 남북한 선수들 평온

입력 2010-11-24 10:14:07

한국 선수단은 23일 발생한 북한의 서해 연평도 포격에 깜짝 놀랐다. 훈련과 시합에 열중하느라 소식을 제때 듣지 못한 선수와 지도자들은 기자들에게 수시로 "추가로 진행된 소식이 있느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일부는 "연평도와 인천공항이 가까운데 이러다 한국으로 못 돌아가는 것 아니냐"며 걱정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선수단은 큰 동요 없이 계획된 훈련과 시합에 집중했다.

이재홍 대한육상연맹 필드 기술위원장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소식을 듣고 선수단 모두 걱정이 많지만 시합에만 전념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은 이날 양궁과 레슬링, 사격 등에서 북한 선수들과 겨뤘다. 북한 선수단은 대부분 소식을 전해 듣지 못한 모습이었고, 특별한 변화 분위기도 감지되지 않았다. 양궁 여자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딴 북한의 권은실은 경기 후 연평도 해안 포격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자 어색한 표정으로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외신 기자들이 남북 교전에 질문의 초점을 맞추면서 기자회견장은 정치적인 분위기로 흘렀다. 윤옥희는 "국제대회에서 북한 선수들과 자주 마주치는데 인사하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 정도다. 또 경기할 때는 경기에만 집중할 뿐 다른 데 신경 쓰지 못한다"면서 "경기에 관련된 질문만 해 달라.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짜증을 냈다.

남북 선수들이 레슬링 경기를 벌인 화궁 체육관에서도 긴장된 분위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체육관 대기실에서 마주한 남북 임원들은 안부를 주고받았고 선수들도 가까운 거리에서 몸을 푸는 등 평상시처럼 경기를 준비했다.

선수촌에서도 평소와 특별히 달라진 게 없는 분위기라고 선수들은 전했다. 대한체육회는 이날 한국 선수단에게 특별한 지침은 내리지 않았지만, 이기흥 선수단장이 대회에 참가 중인 각 종목 지도자들을 불러 모아 선수 안전에 전력을 기울이라고 당부하는 한편 북한 측과 불필요한 충돌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를 환기시켰다. 광저우에서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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