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양궁, AG 8연패 태극기 휘날리다

입력 2010-11-23 09:35:12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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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양궁이 아시안 게임 8연패의 위업을 이뤘다. 홈그라운드의 중국을 상대로 거둔 짜릿한 역전극이었다.

22일 한국 남자 양궁대표팀은 아오티 아처리 레인지에서 열린 대회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222대 218로 격파하고 1982년 인도 뉴델리 아시안게임부터 이번 대회까지 8회 연속 아시아 정상에 섰다.

임동현(청주시청)과 김우진(충북체고), 오진혁(농수산홈쇼핑)이 팀을 이룬 한국은 네팔을 꺾고 결승에 오른 중국을 맞아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국은 홈팬들의 응원에 힘을 얻은 싱유, 천원유안, 다이샤오샹로 구성된 중국에 2엔드까지 111대114로 끌려갔다. 3엔드 들어서 안정감을 보인 한국은 193대194로 1점 차까지 쫓아갔으나 마지막 엔드 첫 3발에서 임동현이 8점, 김우진이 10점, 오진혁이 8점을 쏘며 금메달을 중국에 넘기는 듯했다. 하지만 중국은 승부처에서 집중력을 잃고 말았다. 다이샤오샹이 난데없이 6점을 쏘며 무너진 것이다. 중국의 어이없는 실수는 한국에게 승리를 안겨줬다. 이날 우려했던 중국 관중들의 소란스런 응원은 없었다. 베이징올림픽 때와 달리 중국 관중들은 선수들이 과격을 향해 활을 조준할 때 일절 소리를 내지 않았고, 선수들의 시야를 방해하는 사진기 플래시나 거울 등도 일절 사용하지 않았다. 유일한 응원도구인 막대풍선도 경기운영 요원들의 지도에 따라 경기 중에는 일절 소리를 내지 않았다. 관중석 아래에는 자원봉사자들이 배치돼 관중을 감시했고 선수들이 화살을 거둬들이러 갈 때만 힘껏 함성을 외쳤다.

관중들이 매너를 지켰으나 중국은 전날 벌어진 여자 단체전에 이어 가장 긴박한 순간 불안을 떨치지 못하고 제풀에 쓰러지며 또 한 번의 공한증에 시달리게 됐다.

양궁 대표팀 김성훈 감독은 "우리는 항상 공격적으로 승부한다. 먼저 쏘고 상대를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게 우리의 플레이 방식"이라고 말했다.

광저우에서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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