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개 대학서 한국어 관련 학과 인기 최고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는 광저우의 취재단이 머물고 있는 미디어 빌리지. TV를 켜면 한국어 전용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 채널 '57번'의 KBS 월드 프로그램이다. 국내에서 방영 중인 '웃어라 동해야'를 비롯해 최근 종영된 '성균관 스캔들' '못된 사랑' 등 한국에서 인기를 끈 드라마와 오락프로그램이 하루 종일 방송된다. 영어 자막이 나오지만 제법 많은 중국인들이 한국어로 방송되는 이 채널을 보고 있다. 방송을 보며 한국어를 배우는 소위 '학습용'이다.
한류 열풍으로 불어 닥친 중국 내 한국어 배우기가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광저우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북쪽 지역보다 좀 늦긴 했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대학마다 한국어과 개설이 우후죽순 늘어 지금은 광저우 시내 10개 대학이 한국어과를 개설하고 있다. 제법 많은 대학에서 한국어과가 영어나 일본어를 제치고 외국어학부 중 가장 인기 있는 학과로 주목받고 있다. 광저우의 남화공상학원은 대표적 예다. 우리나라로 치면 전문대학인 이 학교엔 응용한국어과와 중한무역학과 등 한국과 관련된 학과가 2개나 있다.
왕만옌(王滿元) 남화공상학원 국제교류원장은 "응용한국어과는 학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학과다. 성적도 제일 좋고 타과에서 전과를 희망하는 학생들도 많다"면서 "한국과의 교류가 활발한데다 앞으로의 시장성도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한국어에 대한 관심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 같다"고 했다.
한국어 관련 학과를 졸업한 학생의 취직률은 95% 정도로 타과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응용한국어과 2학년 마수지에(馬樹杰) 씨는 "현재 광고 모델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도 모델 일을 하고 싶어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학은 한 학년 50명 수준인 응용한국어과를 100명으로 늘리고 별도의 한국 유학반(100명)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이 대학 한국어 강사 최민우(28) 씨는 "한류 스타로 촉발된 중국 젊은이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 최근 중국의 경제성장 등과 발맞춰 전문적인 부분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중국어에 능통한 전문인 파견과 보다 체계적인 한국어 교육 시스템을 갖춘다면 대륙에 불고 있는 한국어 열풍을 이어가며 동아시아의 파트너로서 한중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드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광저우에서 최두성기자 dschoi@msne.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