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어플도 등장, 선행 동참 늘어나
대학생 손민규(27) 씨는 얼마 전 자신의 트위터 프로필 사진 옆에 파란색 리본을 달았다. '트윗본'이라고 불리는 이 리본을 단 트위터 이용자들은 자신이 한 번 글을 쓸 때마다 1원 이상 기부를 하겠다는 것을 약속한 사람들이다. 손 씨는 "여럿이 함께 한 약속이니 꼭 지키고 싶다"며 "사소한 글을 쓸 때마다 내가 기부에 참여하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참 신기하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모인 불특정 다수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성금을 모으고, 스마트폰 전용 기부 '어플'(어플리케이션)이 등장하는 등 스마트폰과 SNS(Social Network Service) 열풍이 기부 방식을 바꾸고 있다.
◆SNS 속 기부 문화
스마트폰과 SNS 열풍이 일면서 이를 활용한 다양한 기부 문화가 함께 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SNS의 빠른 전달력과 파급력이 온라인 기부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트위터에서는 '1원의 행복 트윗나눔'(www.twitnanum.org)이라는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9월 트위터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기획하고 진행한 것이어서 더 의미가 있다.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트윗) 1건당 1원 이상을 곱해서 그 금액을 스스로 기부하는 형태다. 19일 현재 트위터로 기부에 참여한 이들은 총 195명, 예상 모금액은 280여만원이다.
암환자를 위한 연구비를 모으는 데 페이스북을 활용하기도 한다. 암치료 및 연구 자선단체인 '스탠드 업 투 캔서'(stand up to cancer)는 페이스북의 가상 화폐인 '크레딧'을 기부 받는다. 크레딧은 페이스북 상에서 게임 아이템을 사거나 선물을 구매할 수 있는 가상 화폐다. 암 때문에 가족을 잃은 경험이 있는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기부에 참여한다.
안토니 메도르 씨는 "내가 13살 때 아버지가 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곧이어 삼촌도 암에 걸려 내 곁을 떠났다. 암 환자가 있는 세상의 모든 가족들을 위해 나의 작은 성금을 보낸다"고 글을 썼다.
◆기부 '어플'도 등장
비정부기구(NGO) 단체에서도 편리하게 기부할 수 있는 '어플'을 하나둘씩 선보이고 있다.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는 지난달 25일 기부 전용 어플을 출시했다. 스마트폰으로 직접 기부에 참여하고 후원 중인 아동의 사진과 사연 등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굿네이버스 홍보팀 이은규 씨는 "남을 돕고 싶어도 기부하는 법을 몰라 손을 놓고 있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스마트폰 이용자들도 SNS를 활용한 기부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한진주(23·여) 씨는 "항상 남을 돕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몰랐다"며 "쉽고 간편하게 기부를 할 수 있어 참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SNS의 활발한 소통과 빠른 정보 전달이 기부 바이러스를 확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북대 심리학과 김지호 교수는 "SNS가 매개체가 돼 불특정 다수가 뭉쳐 기부를 하는 친사회적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술의 발달이 사람들의 선행을 외부로 이끌어 낸 셈"이라고 말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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