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농사 수익의 20배, 가지 하우스가 최고!"

입력 2010-11-20 09:39:13

의성 다인 비봉산작목반 쌀보다 높은 소득에 활짝

의성 다인에서 가장 먼저 가지 농사를 시작한 김태식 의성군 시설원예생산자연합회 회장이 가지 비닐 하우스에서 막바지 수확에 여념이 없다.
의성 다인에서 가장 먼저 가지 농사를 시작한 김태식 의성군 시설원예생산자연합회 회장이 가지 비닐 하우스에서 막바지 수확에 여념이 없다.

"최근 몇년 동안 가지 농사를 지어보니 매출이 다른 작목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요. 특히 올해 경우 가지 농사 수익이 쌀 농사의 20배는 족히 될 겁니다."

의성 다인비봉산가지작목반 회원 100여 명은 요즘 얼굴에 웃음꽃이 가득하다. 쌀값 하락에다 수확량마저 줄어 이중고를 겪고 있는 쌀 농가들의 눈치를 살피며 표정 관리를 해야 할 정도다.

18일 이 작목반에 따르면 올해 가지 가격은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10kg 한 상자의 최근 대도시 도매시장 경락 가격이 4만8천원에 달했다. 올해 가지 농사 660㎡(200평)를 지었을 경우 3.3㎡(1평) 당 5만∼6만원의 소득을 올려 연간 소득이 1천만원을 훌쩍 넘었다. 반면 같은 면적의 쌀농사는 직불금을 포함해도 수익이 70만원을 넘지 않는 형편이다. 속된 말로 가지 한 상자 가격이 산지 벼 한 포대(40kg 기준)가격인 4만5천원보다도 높게 거래되는 상황이다. 수확량 또한 가지는 연간 수백상자에 달하는 반면 쌀농사는 많아야 10∼16포대에 그쳐 수익 면에서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다인지역 농민들 사이에는 "가지 비닐하우스 660㎡(200평)와 쌀농사 6천600㎡(2천평)를 바꾸지 않는다"는 말이 유행할 정도다.

이처럼 최근 몇 년간 다인지역 가지 농가들이 잇따라 대박을 터뜨리자 쌀 농가들조차 쌀 농사를 포기하고, 가지농사로 전환하는 농가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16년 전 다인에서 가장 먼저 가지 농사를 시작한 김태식(56·의성 다인면 산내리) 의성군 시설원예생산자연합회 회장은 "당시만 해도 가지 농사를 짓는 농가는 3, 4곳에 불과했지만, 소득이 짭짤하다는 소문이 나면서 지금은 100여 농가로 늘어났고, 앞으로 가지 농사로 전환하는 농가는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회장은 "쌀이 남아도는 상황에서 정부가 아무리 좋은 대책을 내놓아도 쌀값을 수년 전과 같은 가격으로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쌀농가들도 이제는 자구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그 대안으로 가지 농사로 작목을 전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가지 농가들에게 연중 수확이 가능하도록 비닐하우스 보온시설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 의성 다인의 가지 농가들은 비닐 하우스에 보온시설을 갖추지 않아 겨울철에는 수확이 불가능해 4월부터 11월 중순까지만 수확이 가능한 상태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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