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꿍 마케팅
"고맙다, 친구! 네 덕택에 나도 뜬다!"
휴대전화에는 액세서리, 막걸리에는 전통 술병이 필요한 것처럼 인기 상품에는 항상 '짝꿍'이 따라 다닌다. 이 같은 보완재는 주제품을 더 돋보이게 해 주는 부속물이지만 최근에는 없으면 안 될 필수품과 같이 여겨지고 있다. 이처럼 '짝꿍 마케팅'은 제품 간의 장점 결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높여 판매로 연결시키는 신종 마케팅 기법이다.
◆덩달아 팔리는 짝꿍상품
롯데백화점에서는 올해 패딩점퍼 매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40% 이상 늘어나면서 특수를 맞이하고 있다. 여기에다 패딩점퍼와 함께 잘 어울려 멋을 낼 수 있는 니트모자 매출도 덩달아 3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습 한파에 겨울코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가량 늘어나자, 멋스러움과 보온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레깅스와 스타킹 매출도 각각 35%, 59%로 껑충 뛰었다.
미니스커트와 스키니진이 인기를 모으면서 더불어 판매가 증가하는 상품이 바로 부츠다. 스키니 팬츠는 부츠 속으로 집어넣어 승마 룩처럼 코디하면 날씬하면서도 세련되어 보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와 이번 겨울 최대 히트 상품인 어그부츠와 함께 입으면 귀엽고 발랄한 느낌을 준다. 미니스커트와 스키니진 그리고 부츠는 올해에도 히트 아이템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아이폰 열풍으로 전용 액세서리 판매 증가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대백프라자 애플 매장에서는 아이폰 4G가 출시된 이후 아이폰 액세서리의 매출이 35%나 늘어났다. 아이폰 전용 케이스, 영상 출력 케이블, 외장 배터리 등 액세서리 주문량은 지난 9월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런 짝꿍 마케팅을 가장 많이 활용하는 곳은 식품 매장이다. 다양한 식품류들이 짝꿍마케팅으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와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안주는 치즈. 대백프라자 식품관에서 치즈의 매출은 와인이 인기를 모으기 시작한 2005년부터 매년 30% 이상의 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대백프라자에서는 치즈 소비가 늘자 아예 와인 매장 안에 따로 치즈 코너를 마련해 두기 시작했다.
동아쇼핑점 식품관의 경우 연말 모임 및 송년회 등을 준비하는 12월이 되면 파티용품까지 와인코너에 함께 비치해 연관매출 상승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스노스프레이, 고깔모자, 폭죽 등의 파티용품을 와인 매장 내에서의 판매와 별도의 공간에서의 판매를 비교했을 때 매출 신장세가 약 23~25% 이상 차이날 정도다.
◆덤으로 주면 만족 2배
소비시장 회복세가 완만한 가운데 주요 업체들이 고객 확보를 위해 '원플러스 원(1+1)'이벤트를 구성하기도 한다. 이는 연관성 있는 두 개의 품목 중 하나를 사면 다른 하나는 아주 싸게 팔거나 공짜로 주는 마케팅 전략이다.
대구백화점 본점 스포츠의류 브랜드 '케이스위스'(K-SWISS)는 지난달 말까지 오리털(구스다운) 상의(재킷)를 구입하면 양털(플리스)재킷을 증정하는 원플러스 원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 두 제품들은 단품으로도 착용할 수 있지만 플리스 재킷을 구스다운 재킷 안에 입을 수 있어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만족을 끌어올렸다.
캐주얼 브랜드 '행텐'은 브랜드데이를 맞이해 지난달 '1010 행텐데이(HANGTEN Day) 1+1 이벤트'를 전국 행텐 및 행텐키즈 매장에서 열었다. 행텐은 매년 10월 10일을 브랜드데이로 지정하고 의류 하나를 사면 같은 가격의 다른 제품을 하나 더 증정하는 이벤트를 벌여왔다. 티셔츠를 사면 카디건을, 재킷을 구매하면 청바지를 받을 수 있는 형태다. 같은 제품을 묶어 판매하는 기존의 1+1 이벤트와는 차별화되는 합리적인 쇼핑 기회로 매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뿐만 아니라 커피를 사면 프리마를, 세제를 사면 섬유유연제를, 배드민턴 라켓을 사면 셔틀콕을 덤으로 주는 방식으로 이처럼 같은 가격으로 새로운 제품까지 받을 수 있는 원플러스 원 이벤트가 알뜰한 소비를 하면서도 다양한 제품을 사용하고자 하는 합리적인 소비자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짝꿍을 찾아 만든 상품
반대로 짝꿍을 찾아 만들어진 상품들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패션과 IT의 만남으로 IT제품에 관심이 많고 구매에 적극적인 여성인 '테크 파탈'(Tech fatales)이 늘면서 전자기기뿐 아니라 제품 케이스까지 화려한 변신을 시작한 것이다. 디자이너의 손길이 묻어 있는 패션 카메라 가방이나, 눈부신 보석을 박은 USB 등 패션 아이템이라고 해도 손색없는 IT관련 제품이 눈에 띈다.
'루이까또즈'는 지난해에 올림푸스 한국과 콜래보레이션을 시도, 하이브리드 카메라의 대명사인 '펜' 전용 카메라 백 패키지를 내놓은데 이어 올해에도 '2010 펜(PEN) 전용 카메라 가방'을 선보였다. 또 최근 스마트폰이 인기를 모으면서 사용자들을 위한 휴대폰 케이스도 출시했다. 부드러운 소가죽으로 만들어 기존에 판매되고 있는 실리콘 케이스보다 한 차원 높은 고급스러움을 표현했으며, 레드·그린·네이비 등 세 가지의 색상으로 개성을 살렸다.
지난해 7월 청바지 브랜드 리바이스와 LG전자가 합작해 선을 보인 '엑스노트 미니 리바이스 스페셜 에디션' 역시 리바이스 청바지를 모티프로 한 넷북과 보관주머니를 제공해 '히트상품' 대열에 오르기도 했다. '엑스노트 미니 리바이스 스페셜 에디션'이 판매되면서 리바이스 청바지의 판매가 평소보다 10% 가량 증가했다.
동아백화점 고객서비스팀 배현옥 대리는 "상호 관련 있는 단짝 상품을 한 곳에 진열해 새로운 패키지형태의 상품으로 선보이면서 개별 구매시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마케팅이 늘고 있다"며 "고객의 입장에서는 동선을 최소화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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