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립극단 19∼21일 '말괄량이 길들이기' 공연

입력 2010-11-12 08:28:38

야생마 아가씨와 결혼 그 이후…악처 길들이기

대구시립극단 정기공연
대구시립극단 정기공연 '말괄량이 길들이기'의 한 장면

까다로운 야생마 같은 여자를 완벽히 사로잡는 '과격한 러브 스토리'가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 무대에 오른다. 대구시립극단의 25회 정기공연으로 19일(오후 8시)부터 20일과 21일(이상 오후 5시)까지 3일 동안 막을 올리는 셰익스피어 원작의 '말괄량이 길들이기'다. 2시간40분 짜리 대작이다. 중간에 10분간의 인터 미션도 있다. 말괄량이 아가씨와의 결혼 대작전이 전반부고 악처 길들이기가 후반부다.

워낙 많은 장르로 여러 시대에 걸쳐 다양한 무대에 오른 작품으로 달리 설명이 필요 없다. 얼마 전에는 뮤지컬 '키스 미 케이트'로 변주돼 대구 관객을 찾기도 했다. 원작의 시대적 배경은 400년전이지만 전혀 식상하거나, 지루함이 없이 전개된다. 인간의 본성을 꿰뚫는 셰익스피어의 힘이다. 원작에 충실하게 복원한 대구시립극단의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현대의 여성들과 남성들이 가지는 이성에 대한 가치관과 비교하여 극을 이끌어 나간다. 이국희 예술 감독은 "제목만 보면 남성의 여성 폄하 작품처럼 보이지만 사랑과 신뢰라는 기본 흐름이 바탕이 된 작품"이라고 설명한다. 이 감독은 이어 "누구나 볼 수 있는 정통 연극을 시립극단 예술감독으로서 첫 작품으로 선정했다"며 "상·하반기에 한 작품씩 선보일 것이며 뮤지컬 공연도 준비하고 있다"고 내년 공연 계획도 밝혔다.

캐터리너 역에는 백은숙과 김경선이, 페트루치오 역에는 김은환과 강석호가 나선다. 밥티스타 역은 이동학이 맡았다. 전·현직 대구연극협회장들이 모두 참여, 대구 연극계의 화합을 상징하는 공연이 될 전망이며 40여 명의 배우들이 출연, 대극장 무대를 누빈다. 화려한 고전 의상과 분장으로 관객들은 말괄량이 캐터리너가 살았던 시대 속으로 빠져든다. 대신 무대는 단순미를 살린 대형 무대로 시시각각 변하며 연극이라는 예술 장르의 장점을 극대화시켜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또한 주요 배역이 더블캐스팅으로 공연된다. 두 주역의 절묘한 조화로 불꽃 튀면서도 거칠기 짝이 없는 사랑의 앙상블을 객석에 전해준다.

이태리 북부의 번창한 도시인 파듀어의 부호 밥티스타에게는 캐터리너와 비앙카라는 과년한 두 딸이 있다. 얌전한 둘째 비앙카에게는 명망 있는 청년들이 줄을 서는 반면, 드세고 거칠기로 소문난 맏딸 캐터리너에게는 어떤 남자도 접근하지 않는다. 밥티스타는 캐터리너 전에 비앙카를 먼저 시집보내지 않기로 선언한다. 때마침 베로나 출신의 신사 페트루치오가 등장, 말괄량이 캐터리너보다 한술 더 뜨는 망나니 작전을 펴서 전격적으로 결혼식을 올린다. 고향집으로 아내를 데리고 간 페트루치오는 엉뚱하고 난폭한 언행으로 캐터리너의 기를 꺾는다. 밥을 굶기고 잠을 재우지 않고 온갖 생트집을 잡는 등 말괄량이 캐터리너를 순종하는 아내로 길들여 나간다. 동생 비앙카의 결혼식 때문에 친정으로 간 캐터리너가 피로연에서 남편에 대한 공손한 태도를 보이자 모든 사람들이 놀란다. 053)606-6323, 606-6344.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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