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남식 부산시장이 어제 동남권신공항 입지와 관련한 공개 대토론회를 제안했다. 신공항 입지로 가덕도를 고집하며 곁을 주지 않던 태도에서 돌변한 것이다. 허 시장은 대토론회를 제안하면서 대구'경북 등 부산을 제외한 나머지 영남권 지자체들이 전개하고 있는 신공항 밀양 유치 서명운동을 정치적 선동 행위라며 비판했다. 서명운동이 부산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효과는 거둔 셈이다.
허 시장이 대토론회를 제안한 배경은 대구'경북'경남'울산 등 4개 지자체가 전개한 신국제공항 조기 건설과 밀양 유치 서명운동자 수가 5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갈수록 세를 확산시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허 시장은 신공항 문제의 정치 쟁점화 대신 경제적 논리에 따라 입지가 결정되도록 하자며 토론회를 제안했다. 아울러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으로 입지 평가가 이뤄지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지당한 말이다. 진작 이렇게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면 신공항 문제가 표류를 거듭하지 않았을 게다.
그러나 서명운동은 부산이 주장하는 것처럼 단순히 정치적 선동 행위가 아니다. 신공항 입지로 밀양을 선호하는 것은 사실이나, 서명운동은 수도권의 인천공항 원-포트 논리에 대항하는 한편 이 지역의 절박한 염원을 담아 중앙정부와 정치권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다.
허 시장은 대토론회를 부산발전연구원과 대구경북연구원이 공동 주최하거나 중립적 연구 기관 및 단체가 주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토론회 장소도 서울과 양 지역에서 번갈아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두 제안 모두 수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다만 서로의 주장만 내세워 얼굴을 붉히는 토론회는 지양해야 할 것이다. 그보다는 신공항 건설의 당위성을 수도권에 적극 홍보하는 장이 되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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