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없는 황금산업 MICE' 대구경북 신성장동력으로

입력 2010-11-09 09:30:07

세계에서 국제회의가 가장 많이 열리는 곳은 싱가포르다. 싱가포르는 국제회의를 연간 600~700건 유치해 수조원을 벌어들인다. 2015년에는 10조원을 목표로 삼았다. 천연자원이나 제조업이 없는 탓에 싱가포르가 국제행사 유치 등의 MICE 산업에 일찌감치 눈을 돌린 결과다. MICE산업이란 기업회의(Meetings)·포상관광(Incentives)·컨벤션(Conventions)·전시(Exhibitions) 등 4개 분야를 합친 산업을 뜻한다.

#2013년 대구에서 열릴 예정인 세계에너지총회 경우 총회, 학회 등의 컨벤션 분야에만 총 88억원의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구EXCO에서 열리기 때문에 대구가 최대 수혜자일까? 아니다. 대부분의 수익은 세계에너지총회 컨벤션 주관사인 이즈피엠피 몫이다. 현재 지역에는 대형 국제행사를 운영할 만한 국제회의 기획사가 없다. 대부분 서울에 몰려 있다. 이즈피엠피도 서울 업체다 보니 대구에서 열리는 '2013 세계에너지총회'의 막대한 수익이 서울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최근 경주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회의의 행사 수익 수십억원도 서울의 한 국제회의 기획사 품에 고스란히 안겼다.

부가가치가 높고 관광산업으로도 연결이 가능해 '굴뚝 없는 황금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MICE산업을 대구경북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구경북에는 내년 확장을 앞두고 있는 대구EXCO 등 컨벤션센터 시설이 많은데다 최근 들어 국제 대형행사 유치가 이어지면서 이를 관광수입 등으로 연결하면 지역 경제에 '효자' 노릇을 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게다가 적은 투자로도 '황금알'을 낳는 MICE산업을 우리 정부도 올해 초 한국의 미래를 책임질 17개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선정해 국가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대구경북이 MICE산업 선점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EXCO 관계자는 "최근 들어 대형 전시회 및 국제 행사가 잇달아 지역에서 열리고 있어 이를 잘 활용하면 대구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의료관광 활성화로도 연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역의 전시 주최 및 국제회의 기획 전문업체를 많이 만들어 지역에서 열리는 대규모 국제행사를 통해 발생하는 수익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이는 국내에서는 전시컨벤션 전문인력을 서울과 대구에서만 양성하고 있기 때문. 전국적으로 전시컨벤션 분야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대학은 3곳인데, 서울 2곳을 제외하고는 지역에선 계명대가 유일하다.

내년 3년째를 맞는 계명대 정책대학원 전시컨벤션학과는 6명의 전임교수와 민간전시 주최사·국제회의 기획사 등 MICE 업계 외래교수진이 손을 잡고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전시컨벤션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이 학과 백창곤 초빙교수는 "전 세계에는 5천 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규모 국제회의가 매년 1만 회 이상 열리는 등 국제회의 및 전시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다"며 "국내도 MICE산업의 수요에 비해 전문인력 양성이 턱없이 모자라는 상황인데, 앞으로 계명대 전시컨벤션학과를 활성화시켜 우리나라 대표 전시컨벤션 요람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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