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걱정 없어요" 공무원·군인 덕에 好好好

입력 2010-11-02 10:21:45

예천 의성 일손돕기

해병대 1사단 장병들이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를 찾아 벼베기를 하고 있다. 1사단 제공
해병대 1사단 장병들이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를 찾아 벼베기를 하고 있다. 1사단 제공

"농민들이 힘들여 지은 농작물을 거둬들이는데 일손이 없어 시기를 놓치면 마음이 얼마나 아프겠습니까? 가을걷이에 바쁜 농민들을 위해 저희가 일손을 거드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 때문에 농촌에서는 가을걷이가 분주해졌다. 하지만 해마다 겪는 일이지만 농촌 일손 부족은 여전해 농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이 같은 농민들의 답답한 심정을 헤아려 곳곳에서 농작물 수확을 돕는 미담(美談)이 잇따르고 있다.

예천군청 공무원들은 농작물 적기 수확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위해 가을철 농촌 일손 돕기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달 30일까지 계속되는 공무원들의 일손돕기는 고령자 및 부녀자 농가, 장기 입원 농가, 국가보훈 농가, 읍·면장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농가 등이 대상이다. 공무원들이 돕는 가을걷이는 무, 사과, 콩 등이며 지원 인력을 10~20명 단위로 편성해 작업 효율을 높이고 도시락, 작업도구 등을 직접 준비해 농가의 부담이 없도록 하고 있다. 또 예천군은 일손 돕기 인력을 더 확보하기 위해 군부대와 공공기관 등에 일손돕기 참여를 요청하는 것은 물론 일손 돕기 대상자와 지원 희망자 간 인력 중개에도 나서고 있다.

예천군 호명면에서 무 수확을 앞두고 있는 김석호(67) 씨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거나 서리가 내리면 무가 냉해를 입게 된다"며 "하루하루 수확 걱정에 발을 구르는데 공무원들이 나서 가을걷이를 돕는다는 소식에 감사하고 기쁘다"며 크게 반겼다.

해병대 제1사단도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5일까지 10일 동안 송라면, 장기면 등 포항지역 14개 읍·면·동 주민들을 위해 벼베기와 과일 수확, 비료 운반, 비닐하우스 철거 등을 지원하며 농민들에게 힘을 보태고 있다.

일손 돕기에는 1사단 예하 21개 부대에서 장병 8천825명이 동원돼 농민들과 함께 땀을 흘리며 수확을 돕고 있다. 일손 돕기에 참가한 길용원(20) 상병은 "농민들을 위해 땀을 흘리는 데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신광면에서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박민걸(48) 씨는 "매년 가을철이면 일손 부족으로 다 자란 사과를 제때 못 따곤 했는데 해병대 장병들의 도움으로 적시에 수확할 수 있어 말로 표현하지 못할 만큼 감사하다"고 말했다.

의성군과 대구시 의성강북향우회, 의성군 청소년자원봉사단,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등도 농촌 가을걷이 봉사 활동에 나섰다. 의성군의 경우 수확철인 10월과 11월 두 달 동안 군 본청 및 읍·면, 사업소와 기관·봉사단체, 출향인, 학생 등이 사과·고추 따기, 벼수확 일손돕기에 나섰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의성·이희대기자 hdlee@msnet.co.kr

예천·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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