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지고 가려지고… 제구실 못하는 버스노선 안내도

입력 2010-11-01 09:55:47

대구 팔달시장 건너편에 있는 버스정류소의 버스노선안내도는 글씨가 지워져 승객들이 알아보기 힘들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대구 팔달시장 건너편에 있는 버스정류소의 버스노선안내도는 글씨가 지워져 승객들이 알아보기 힘들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대구 팔달시장 건너편에 있는 버스정류소의 버스노선안내도는 글씨가 지워져 승객들이 알아보기 힘들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대구 팔달시장 건너편에 있는 버스정류소의 버스노선안내도는 글씨가 지워져 승객들이 알아보기 힘들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대구 팔달시장 건너편에 있는 버스정류소의 버스노선안내도는 글씨가 지워져 승객들이 알아보기 힘들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대구 팔달시장 건너편에 있는 버스정류소의 버스노선안내도는 글씨가 지워져 승객들이 알아보기 힘들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지난달 30일 오전 대구 서구 원대동 팔달시장 건너편 버스정류소. 1대의 급행과 9대의 간선, 3대의 지선 버스 등 13개 노선버스가 지나는 이곳은 승객들로 늘 붐비는 곳이다.

하지만 버스노선안내도는 승객들이 주로 기다리는 버스도착안내기에서 20여m 떨어져 있었고 전봇대와 낡은 가판대의 좁은 틈 사이에 있어 찾기 힘들었다. 게다가 노선안내도의 정류소 명칭도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훼손돼 있었다.

왜관읍에서 온 한효상(41) 씨는 "동생을 만나러 가는데 동생이 여기서 704번을 타면 된다는데 노선안내도를 아무리 봐도 도저히 알 수가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대구시 버스노선안내도가 엉망이다. 노선, 정류소 명칭 등의 글씨를 아예 알아볼 수 없거나 불법광고물에 가려져 제 기능을 못하는 버스노선안내도가 부지기수다. 또 노선안내도에 현 정류소 위치가 빠져 있거나 버스 운행 방향이 거꾸로 표시되는 등 엉터리도 적잖다.

같은 날 오후 1시 도시철도 1호선 영대병원역 버스노선안내도. 매연과 먼지에 찌들어 플라스틱판이 검게 변해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글씨를 제대로 읽기 힘들었다. 헬스, 부동산 등 조그마한 불법광고물까지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강재봉(35) 씨는 "이렇게 지저분한 노선안내도를 보면 대구 사람인 나도 대구가 지저분한 느낌인데 타지인들은 어떻겠냐"고 씁쓸해했다.

수성경찰서 건너편 정류소에서 724번 시내버스 노선을 따라 중구청까지 오는 8개 정류소의 버스안내도를 확인한 결과 거의 모든 안내도에 현재 정류소 표시가 없었다. 심지어 동인초등학교 건너편 정류소는 이곳에 정차하는 '가창1번' 노선 안내가 빠져 있어 노선안내도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 버스 운행 방향이 거꾸로 표시된 노선안내도도 많다. 김아람(21·여) 씨는 "수성구청 앞 정류소에는 길 건너편과 버스 방향이 똑같은 노선안내도가 있다"며 "안내도만 보면 아무 곳에서 타도 목적지까지 간다는 건데 그게 말이 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내년 1월까지 2억5천만원을 들여 2천22개의 노선안내도와 경유지 안내도를 교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안내도를 가리거나 지저분하게 만드는 불법 광고물 등에 대해서는 뚜렷한 대책이 없다. 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직원이 수시로 현장에서 발견한 뒤 조치를 취하는 것 외에는 딱히 사전에 차단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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