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가정 지키기의 시작

입력 2010-11-01 07:41:36

가정의 중요성은 새삼 말할 필요가 없다. 가정은 성의 충족과 통제 기능에서부터 종교적 기능까지 모든 것을 아우를 만큼 우리 사회의 원천이다. 사회학자 클린턴 가드너는 "모든 것을 다 잃어버려도 가정이 있으면 아직 다 잃은 것이 아니지만 모든 것을 다 가져도 가정을 잃으면 모든 것을 다 잃는 것이다"라고 가정의 귀중함을 강조했다. 테레사 수녀가 노벨평화상을 받는 날이었다. "세계 평화를 위하여 긴급하게 해야 할 일이 무엇입니까"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녀는 "어서 집으로 돌아가서 가족들을 사랑하는 일입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만큼 가정의 소중함을 강조한 '촌철살인'의 한마디였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가정의 소중함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아니, 먹고 사는 게 급선무라 소중함을 애써 외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현재 한국 부부 중 43%가 이혼을 심각하게 고려한 적이 있고 47%가 결혼한 것을 후회하며 71%가 언제든지 이혼할 생각이 있다는 충격적인 조사가 이를 잘 말해준다. 가정은 그냥 두면 좀먹는 잡초들로 무성해진다.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물을 주거나 거름을 주고 해충을 잡아주며 잡초도 뽑아주어야 하는 등 끊임없는 정성이 필요하다.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도 가족 상호 간의 꾸준한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

미국 네브래스카대학교의 스티네트 박사는 행복한 가정에서 나타나는 7가지 공통점을 찾아냈다. 가족 간 감사, 가족 간 헌신, 의사소통, 함께하는 시간, 가족 간 위로와 격려, 정신적 건강, 위기 극복 대처 등을 꼽은 것이다. 7가지는 각각 다른 요소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근간은 서로 얼마나 사랑의 대화를 많이 하느냐에 달려 있다. 결국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가정 행복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자 매체이다.

성경에 살리고 죽이는 권세가 한마디 말에 달려 있다는 사실이 가정에서 증명된다. 미국의 저명한 부부 상담가 게리 체프먼은 '5가지 사랑의 언어'를 소개했다. 제 1언어는 격려의 말, 제 2언어는 함께하는 시간, 제 3언어는 사랑이 담긴 선물, 제 4언어는 상호 간의 봉사, 제 5언어는 상대방과 접촉 등이라고 했다. 체프먼은 "각자 사랑을 느끼는 언어가 따로 있고 이를 모르고 자기만의 방식대로 사랑을 표현하면 헛수고"라고 했다.

혹시 가정의 소중함을 한동안 잊고 지냈다면 오늘 밤 한 번 곰곰이 생각해보자. 배우자로부터 깊게 상처받는 것이 무엇인지, 배우자에게 가장 많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본인의 사랑 표현 방법은 무엇인지 등을 자문해보고 배우자와 대화를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

정준모 대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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