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화산분화 징후 뚜렷…학자들 잇단 경고

입력 2010-10-29 10:38:01

가스 분출·암벽 균열 시기 예측까진 어려워

백두산은 과연 폭발하는가.

학자들이 잇따라 백두산 폭발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도 폭발에 대비해 남북 간 논의를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이슬란드 규모보다 10배 커=대한지질학계 추계학술발표회에서 백두산의 분화 징후가 뚜렷하고 규모는 아이슬란드 화산폭발보다 10배가량 클 것이라는 주장이 또다시 나왔다.

부산대 윤성효 교수와 이정현 교수는 27일부터 30일까지 경주에서 열리고 있는 대한지질학회 추계학술발표회에서 발표한 논문에서 "최근 백두산 천지 아래 2~5㎞ 지점에서 화산 지진이 증가하고 천지 주변의 일부 암벽에서 균열, 붕괴현상이 발생하는 등 분화 징후가 뚜렷하다"고 백두산 폭발 가능성을 경고했다.

논문에서는 백두산 천지 칼데라 주변의 암석 틈새를 따라 화산가스가 분출해 주변 일부 수목이 고사(枯死)했고, 지난 2002년 8월부터 1년간 GPS로 백두산 천지 주변 지형을 관측한 결과 천지 북측의 수평·수직 이동속도가 약 40~50㎜/년으로 활발해졌다고 밝혔다. 천지 주변 온천수의 수온이 최대 83℃까지 높아지고 헬륨·수소 등 가스성분이 증가한 것에 미뤄 화산 분화 가능성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두 교수는 백두산이 활동적인 화산이라 언젠가는 분화할 것이 확실하며 그 규모는 지난 4월 아이슬란드 화산폭발보다 10배가량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화산 폭발 시기에 대해서는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고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윤 교수는 지난 6월에도 기상청 주최 세미나에서 "최근 수년간 백두산 일대 지진이 10배 이상 증가했고 천지 지형이 솟아오르는가 하면 천지 부근에서 화산 가스가 방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백두산 천지에 담긴 20억t에 달하는 물과 함께 화산재가 분출될 경우 북한 주민들은 물론이고 한반도 중부지방과 일본 홋카이도가 직접 영향권에 놓이고 지구촌 전체의 재앙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25일 대구에서 열린 동남권 신공항 심포지엄에서도 백두산이 폭발할 경우 인천공항이 3개월간 마비돼 국가적 재앙을 부를 수 있다며 '제2관문 공항'의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부의 대북 접촉 시도=국가정보원은 28일 국회 정보위 국정감사에서 "백두산의 지진 횟수가 늘고 있고 지난 7월에는 뱀떼가 나올 정도의 지진이 있었는데, 화산 폭발 위험성에 대한 남북 간 교류협력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민주당 박지원 의원의 질문에 "그 필요성은 인정한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백두산 지진 횟수가 늘어 관련된 논의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고, 그런 논의를 위한 시도를 했다"고 보고했다. 야당 측 간사인 최재성 의원은 "북한의 반응이 없어 '논의 시도' 정도로 끝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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