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월급 100만원 받는 한우음식점 사장님

입력 2010-10-29 08:14:30

대구시 남구 이도희씨

대구 남구에서 한우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도희(59) 씨에게 올해가 매우 특별한 의미가 있다. 4년여 동안 음식점을 운영해 오고 있지만 적자 경영만 계속하다 올해 간신히 몇백만 원이나마 흑자를 볼 것 같기 때문이다. 또 며칠 전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http;// kaff.or.kr)에서 '친환경우수음식점' 으로 인증까지 받았다.

그의 음식점에서 취급하는 고기는 '총체보리한우'이다. 다소 낯설게 들리는 말이지만 총체보리한우는 농촌진흥청 축산연구소에서 5년 여 동안 연구 개발하고, 전라북도한우협동조합(http://www.jbhanwoo.com)이 기술이전을 받아 생산한 한우 브랜드이다. 보리가 여물기 전에 베어 발효시킨 것을 '총체보리'라고 하며 이 총체보리를 50% 생볏짚, 쌀겨, 강피 등 목초류 20여 종을 배합하여 수분 30%이내로 만든 습식 사료를 먹여 키운 한우이다.

이 씨는 예전에 모 식품회사 대리점을 운영하였다. 큰 돈을 번적도 있었고 또 그 돈을 다 잃은 적도 있었다. 큰 돈을 잃었을 때의 상실감이 컸었는데 거기서 깨닫게 된 것이 재물이 전부가 아닌데 그 재물에 매달려 살았다는 후회였다.

그러면서 경산에서 김밥집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김밥 한 줄에 1천원도 하지 않던 시절에 2천원짜리 김밥을 팔았다고 한다. 물론 모든 재료가 친환경 유기농 재료였다. 김밥에 뿌리는 참깨마저도 값싼 중국산이 아닌 최상급의 국산 참깨였다. 이렇게 시작한 김밥집이 잘되었고 경산에서 친환경유기농 뷔페집을 시작했다. 지금은 아내가 뷔페와 깁밥을 담당하고 자신은 대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한다고 한다. 지난 3년 동안 대구에서 적자가 난 부분은 경산에서 난 수익으로 겨우겨우 메꾸어 나갔다고.

하지만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이 씨의 신념은 바뀌지 않았다. 고기는 물론이고 쌀이나 반찬류까지 엄격한 선별을 통해 구입한 것들만 사용했다. 이렇게 힘들게 운영을 하면서도 식사를 한 손님들이 계산을 하며 '고향에서 먹는 음식 같다'고 칭찬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음식점에는 대표인 이 씨를 포함해 총 5명이 일하고 있다. 매달 급여로 670만원이 지출되는데 정육점 고기 담당 직원이 제일 많은 150만원, 주방장이 130만원인데 반해 주인인 이씨는 가장 적은 100만원이라고 한다. 이 씨는 자신을 '워킹푸어'족이라며 웃었다.

"악착같이 했으면 사실 그동안 매달 이익을 올릴 수 있었겠죠. 고기만 친환경 한우라고 강조하면 되고 쌀을 일반쌀로 한다든지 음식재료를 좀 싸게 하면 충분하죠. 그러나 양심과 신념과 정직으로 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하면 언젠가는 손님들이 인정해 줄 거라는 확신이 있었고요. 분명히 시간은 많이 걸린 것이 사실입니다만 손님들에게 신뢰를 받고 있다는 것이 큰 자산입니다. 정육과 식당매출 합계가 월 3천만원이 되면 손익분기점인데 내년에는 더 잘되어서 그동안 고생한 직원들 월급을 더 올려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100만원인 제 월급도 좀 올랐으면 합니다"며 웃었다.

글·사진 조보근 시민기자 gyokf@hanmail.net

멘토: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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