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3개 공장 풀가동 예년보다 보름 빨라져
"날이 추워지니까 주문이 쏟아지네요. 이번 주부터 주문이 몰리기 시작했어요."
27일 오전 대구 동구 율암동 대영연탄 앞마당. 연탄 배달 차량이 진을 치고 있었다. 4개의 연탄 배출구에서 쉴 새 없이 연탄이 쏟아졌고, 이내 1t 트럭에 실렸다. 배달업체들은 "4개월간 배달 전쟁이 시작됐다"며 부지런히 연탄을 날랐다.
오전 8시부터 작업에 들어가 오후 5시까지 연탄을 생산하는 연탄공장 앞마당에는 배달차량들이 잇따라 드나들면서 연탄 성수기의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연탄공장을 찾는 배달차량은 하루 평균 150대다.
기습 가을 한파가 본격적인 연탄 출시를 예년보다 보름가량 앞당겼다. 연탄공장은 예년보다 일찍 가동에 들어갔고 서민들의 연탄 주문이 쇄도하면서 배달업체들도 분주해졌다. 때 이른 추위로 정부 역시 27일부터 서민들의 겨우살이 버팀목인 연탄쿠폰 지원에 들어갔다.
대구경북 유일의 연탄 생산장이 있는 대구 동구 율암동 일대. 3곳의 연탄공장(대영연탄, 태영씨엔이, 한성연탄)은 이날 하루 23만 장의 연탄을 팔았다. 10월 들어서면서부터 띄엄띄엄 팔리던 연탄은 이번 주를 기점으로 20만 장 판매를 돌파했다. 대구연료공업협동조합 이기호 상무는 "이번 주 들어 연탄 수요가 급증했다.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지만 연탄을 사려는 심리적 경계선이 있는 것 같다"며 "최저기온이 10℃ 안팎일 때 사람들의 연탄 주문이 쏟아진다"고 말했다. 연탄공장도 이 같은 추세에 맞춰 무연탄 비축량을 6만2천t 정도에 맞춰뒀다. 갑작스러운 연탄 수요 폭증이나 강원도 태백 등지에서 무연탄을 실어나르는 화물차가 폭설 등 자연재해로 발이 묶일 때를 대비해서다.
올해 연탄 1장의 공장도 가격은 373원(표1 참조). 연탄을 한창 싣던 30년 경력의 배달업자는 "장당 400원에 배달해달라는 사람도 있는데 이 가격은 도저히 맞출 수 없다"며 "소방도로에 접해 있고 1층에 있어 배달하기 쉬운 곳은 장당 430원에 배달하지만 거리가 먼 곳이나 배달이 까다로운 곳은 장당 500원 이상도 받는다"고 했다.
배달업체들은 경남 지역까지 연탄을 배달한다. 고령, 성주, 군위 등지뿐 아니라 경남 거창, 창녕, 합천까지 연탄을 배달한다. 업체들은 "연탄을 주문하는 사람들은 아침 일찍부터 전화해 배달을 요구한다"며 "전날 미리 연탄을 실어 놓는다"고 귀띔했다.
연탄을 받아든 서민들의 마음은 홀가분하다. 연탄 3장이면 하루 난방은 끄떡없다. 27일 연탄 300장을 들인 이금자(66·여·대구 동구 서호동)씨는 "잠깐 춥다 말겠지 싶어 전기장판으로 대신했는데 빨리 연탄 들이길 잘했다"며 "1월쯤에 한 번 더 연탄을 들여야 하지만 창고에 가득 찬 연탄을 보니 배부르다"고 했다.
정부는 27일 대구시를 통해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소외계층에 연탄쿠폰을 각 구·군으로 전달해 다음달 1일부터 수혜자들이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표2 참조).
대구시청 에너지관리팀 이승섭 담당은 "연탄보일러 사용 가구가 가장 많은 중구에 쿠폰이 제일 많이 지급됐다"며 "쿠폰당 16만9천원으로 340장 분량의 연탄을 겨우내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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