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도 '땅 밟기 동영상' 논란…기독교 "누군가 사진 해킹"

입력 2010-10-28 00:50:11

불교 "모독행위 법적 대응"

기독교 신자들이 서울 봉은사 경내에서 예배를 봤다는 '봉은사 땅 밟기' 동영상이 논란을 빚은 데 이어 '동화사 땅 밟기'란 제목의 동영상·사진이 인터넷에 등장, 논란을 빚었으나 진위에 대한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27일 서울 봉은사 게시판과 각종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동화사 땅 밟기'란 제목의 영상은 총 7분 30초 분량으로 팔공산 역사테마공원과 템플스테이 정부 지원 반대 등을 담은 내용으로 대구기독교총연합회(대기총)가 제작자로 돼 있다. 이와 함께 같이 게재된 사진 2장은 동화사 안팎에서 마치 기독교 신자들이 '땅 밟기'(특정장소를 방문해 하는 기도)를 하는 듯한 모습을 찍은 것들이다.

이에 대해 대구기독교총연합회 국고지원 템플스테이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누군가가 기독교 관련 인터넷 카페에 보관된 영상과 사진을 해킹해 의도적으로 공개 사이트에 올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상은 이미 지난 5월 제작된 '팔공산 역사 테마공원 및 템플스테이 국고지원 반대' 동영상이고 사진도 오래전에 찍은 것으로 땅 밟기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

사진 2장을 찍었다는 한 목사는 "사진 2장은 우리 신자들만 볼 수 있는 비밀 게시판에 보관돼 있던 것들인데 누군가가 해킹했다"며 "한 사진은 지난 5월쯤 동화사 주차장에서 굿판 반대를 위한 기도회를 갖는 것이고 다른 한 장은 연(불교의식 때 사용하는 가마)이 특이해 그냥 찍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책위 측은 " '땅 밟기'는 공식적인 기독교연합이나 연맹의 행사가 아니라 일부 기독교인들이 개별적으로 치른 행위"라고 덧붙였다. 동영상 논란으로 네티즌들의 접속이 폭주해 대기총 홈페이지가 한동안 마비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동화사 측은 법적대응을 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이다. 동화사 사회국장 정필 스님은 "동영상과 사진은 불교를 모독하는 행위"라며 "현재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는 자료들과 함께 영상과 사진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신원과 배후까지도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봉은사 땅 밟기' 논란은 찬양인도자학교 20대 수강생 5명이 봉은사 대웅전 등에서 기독교식 예배를 보고 기도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나돌면서 빚어졌다. 논란이 거세지자 27일 찬양인도자학교를 주관하는 최지호(43) 목사가 수강생 5명을 데리고 봉은사를 방문해 사과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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