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추도식…작은딸은 문경 청운각에서

입력 2010-10-27 09:57:20

남편과 함께 처음 참석 눈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차녀인 박근영 전 육영재단 이사장(가운데 하얀 옷 입은 사람)이 26일 문경 청운각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제31주기 추도식에 참석, 고인의 생전 기록영상물을 시청하고 있다. 박 이사장의 왼쪽이 남편 신동욱 씨.
박정희 전 대통령의 차녀인 박근영 전 육영재단 이사장(가운데 하얀 옷 입은 사람)이 26일 문경 청운각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제31주기 추도식에 참석, 고인의 생전 기록영상물을 시청하고 있다. 박 이사장의 왼쪽이 남편 신동욱 씨.

박정희 전 대통령의 차녀 근영(56·전 육영재단 이사장) 씨가 14세 연하의 남편 신동욱(42)씨와 함께 26일 문경 청운각에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31주기 추도식에 참석, 눈길을 끌었다.

근영 씨가 청운각 추도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언니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가끔 청운각을 찾은 일은 있지만 아버지 추도식 때는 서울 국립현충원을 찾았다. 남동생 지만 씨 역시 마찬가지여서 박 전 대통령의 세 자녀 중 10·26 청운각 추모 행사에 직접 참석한 것은 근영 씨가 유일하다. 남편 신 씨 또한 문경에는 처음 왔다고 밝혔다.

근영 씨 부부의 청운각 추도식 참석은 18대 총선에 한나라당 서울 중랑을 예비후보로 도전한 적이 있는 남편 신 씨가 장인인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강한 문경에 관심이 있을 것이란 관측과 맞물려 촉각을 곤두세우게 했다. 또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추도식에 참석할 경우 관계가 소원해진 언니 박근혜 전 대표와 동생 지만 씨와 부딪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해서 청운각으로 온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낳았다.

여기에다 최근 청운각의 엉터리 개보수공사 논란(본지 9월 13일자 2면, 10월 4일자 2면 보도)과 박 전 대통령이 문경초등학교를 25년 만에 다시 찾은 기념으로 심은 기념수가 관리소홀로 말라죽은 사실(10월 5일자 2면 보도)이 알려지면서 항의성 방문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와 한 때 문경시 관계자들이 긴장하기도 했다.

근영 씨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청운각은 아버지가 청운의 꿈을 키우던 곳이었다"며 "그래서 이곳은 저의 마음의 고향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이어 "생전에 일본에 당한 수모를 갚기 위해서는 일본을 앞지르는 경제대국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해온 아버지가 일부 세력에 의해 친일 반민족행위를 했다고 매도당했을 때 가장 가슴이 아팠다"며 "부강한 나라 건설이라는 아버지의 꿈이 실현되기까지 자식으로서 노력하겠으며, 그것이 곧 나라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근영 씨의 방문에 청운회 회원들과 기관단체장 및 주민들은 크게 환영했다. 하지만 청운회(박 전 대통령 제자 모임) 일부 회원들은 추도식에 함께 참석하지 않았으며 서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박 전 대통령 3자녀에 대해 걱정을 하기도 했다.

한 청운회원은 "'박 전 대통령은 자식들이 권력, 돈, 명예보다도 서로 격려하고 우애있게 지내는 것을 하늘에서 바랄 것"이라며 "그러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진짜 효도인데 아쉽다"고 말했다. 근영 씨 부부는 신현국 문경시장으로부터 청운각 편의시설과 전시시설 확충 등 개보수공사가 내년에 이뤄진다는 설명을 듣고 문경초교를 둘러 본 뒤 청운각을 떠났다.

문경 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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