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금융지주사 설립 공식선언

입력 2010-10-27 00:08:13

내년 1월 주총 뒤 설립 본인가

대구은행이 금융지주사 설립을 공식 선언했다. 경남은행 인수를 위한 사전 포석이다. 대구은행은 26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포괄적 주식 이전 방식에 대한 지방은행 금융지주사를 설립하기로 하고 주식이전계획 승인안을 결의했다.

대구은행은 조만간 금융위원회에 금융지주사 설립 예비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며, 예비인가가 승인되면 내년 1월 중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 뒤 설립 본인가를 신청하게 된다. 이후 최종 승인을 거쳐 'DGB금융지주'(가칭)를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대구은행은 "지역민과 지역기업의 금융수요를 최우선으로 하는 '지역밀착형 금융지주사' 설립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지주사 전환에 동의하지 않는 주주들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된다. 주주총회 결의일로부터 10일 이내 증권사에 행사신청을 하면 되고, 매수가는 25일 기준으로 1만5천43원이다.

대구은행은 대구신용정보 외에 최근 카드넷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지주회사 체제를 위한 기본적인 토대를 마련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지주사 내 시너지 창출과 저소득 계층에 대한 금융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캐피탈업 진출 등도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대구은행이 금융지주사를 설립하게 된 것은 경남은행을 인수하기 위한 사전작업적 성격이 강하다. 지방은행이 또 다른 지방은행을 인수·합병하는 데는 무리가 따르기 때문에 지주사 아래 별도의 자회사 형식으로 편입하는 것이 운영상 편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자금 동원 측면에서도 금융지주사가 운용할 수 있는 폭이 훨씬 넓기 때문에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데 용이하다. 이런 시나리오 아래 대구은행은 부산·경남·광주·전북은행 등 5개 지방은행과 공동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으나, 이것이 무산되면서 독자적인 금융지주화 사업을 서둘러왔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사실 금융지주사 설립의 목적이 경남은행 인수에 있다고 해석해도 무리는 아니다"며 "정부가 우리금융지주그룹의 민영화 계획을 서두르고 있는 만큼 빠른 시일 내에 금융지주사 설립이 완료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르면 다음주 경남·광주은행에 대한 매각공고를 낼 계획이며, 이에 따라 12월 초 예비입찰을 실시해 3, 4곳으로 대상자를 압축한 뒤 내년 3월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방침. 이 때문에 대구은행은 늦어도 2월 말까지는 금융지주사 설립 작업을 마무리지어야 하는 상황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현재 임시 주주총회 개최일을 내년 1월 21일로 예정하고 있지만 가능하다면 일정을 더 앞당길 수도 있다"며 "주주총회에서 주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금융지주사 설립이 승인되는 과정이 남아 있지만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서 대구은행은 3분기에 전분기 대비 3.2% 증가한 당기순이익 50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661억원을 달성했다. 3분기까지 누적으로는 전년 동기(1천457억원) 대비 25.8% 증가한 1833억원을 기록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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