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대구사진비엔날레 막 내려

입력 2010-10-26 07:19:38

사진예술 새 지평 연 북유럽 작품 소개 '호평'

▲제3회 대구사진비엔날레가 북유럽의 새로운 사진예술 경향을 소개, 호평을 받았지만 준비과정이 짧아 관람객 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관객들이 대구사진비엔날레 전시장을 찾아 작품들을 감상하고 있다.
▲제3회 대구사진비엔날레가 북유럽의 새로운 사진예술 경향을 소개, 호평을 받았지만 준비과정이 짧아 관람객 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관객들이 대구사진비엔날레 전시장을 찾아 작품들을 감상하고 있다.

9월 30일부터 24일까지 열린 제3회 대구사진비엔날레가 25일간 8만5천여 명이 찾은 가운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사진비엔날레는 운영 주체인 사단법인 대구사진비엔날레 출범 후 첫 행사였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렸으며 새로운 북유럽 사진예술을 소개해 호평을 얻은 반면 짧은 준비 과정으로 인해 국내회 홍보가 부족, 관람객 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사진 예술, 회화, 조각 등 다른 장르와 혼합···북유럽 작가 주목

미국, 독일, 프랑스 등이 전통적인 사진의 강호였다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사진예술의 강력한 지역은 북유럽. 이번 사진비엔날레에는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핀란드 헬싱키 스쿨 작가들의 오리지널 프린트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번 전시 주제전인 '우리를 부르는 풍경'이라는 주제에 잘 맞게 구성됐으며 다른 장르인 회화와 조각, 미디어와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현대 사진예술의 지평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드니세 구엔스타인, 오리 게쉬트 등 북유럽 작가들의 작품들이 주목 받았다.

안미희 광주비엔날레 전시팀장은 "수준 높은 작품들이 주제에 맞게 잘 선정돼 좋았다"면서 다음 비엔날레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 역시 "주제에 따라 이해하기가 좋았고 신선한 작품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세 차례의 사진비엔날레를 통해 사진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 전시장에는 유독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많았다. 유모차를 끌고 온 젊은 엄마, 연인에서부터 80대 사진 애호가까지 관람객 층이 한층 다양해졌다.

화랑가에서도 이런 조짐은 확인됐다. 한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는 "전혀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다큐멘터리 사진이 두 점이나 팔렸다"면서 "사진을 좋아하는 인구가 늘어간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고 말했다. 박동준 갤러리분도 대표는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사진비엔날레를 둘러본 사람들이 갤러리에 많이 다녀갔다"면서 "타 지역 관람객들, 전문가 등도 많아 높아진 관심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준비 과정 짧아 국내외 홍보 부족 아쉬움

하지만 9억원의 예산이 들어간 대구의 대표적 문화 행사를 불과 3,4개월 만에 준비하는 등 준비 과정이 허술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진비엔날레를 운영하는 사단법인은 5월 말쯤 출범했고 공식적인 행사 준비 기간은 4개월에 불과했다. 보통 비엔날레 행사가 1, 2년 간 장기적인 준비를 하는 것과 비교하면 준비 기간이 짧았고 이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사진비엔날레에 대한 국내외 홍보가 부족했다. 2회 행사 때 17일 동안 7만여 명이 찾은 것과 비교하면 관람객 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이유다.

게다가 이번 대회를 준비한 사무국 직원은 겨우 4명에 불과, 준비 과정에 어려움을 겪었고 광주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와 행사 기간이 겹쳐 관람객이 분산되는 아쉬움도 남겼다. 광주비엔날레의 경우 행사가 끝난 후 3,4개월 후 곧바로 다음 전시 준비에 들어가는 점을 고려, 대구사진비엔날레 역시 발빠른 전시 준비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위원 2010 대구사진비엔날레 운영위원장은 "1, 2회의 사진비엔날레 경험이 우리에게 축적되지 못했던 만큼 올해 행사만큼은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철저하게 기록해 다음 팀에게 넘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 가지 아쉬운 평가에도 불구하고 사진예술계 안팎에 대구의 문화 아이콘으로서 사진비엔날레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높다. 안미희 광주비엔날레 전시팀장은 "대구 미술계에 꼭 필요한 행사인 만큼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면서 "요즘 도시마다 비엔날레를 열지만 사진이라는 독특한 정체성을 잘 지킨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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