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주택경기 회복 전망속 신규 사업 엄두 못내
"주택경기가 회복된다고 해도 지역 건설사들이 아파트 분양사업을 얼마나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내년에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대구의 주택경기가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대구의 건설사들은 신규 아파트 분양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장기간 경기침체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등의 여파로 지역 건설사들이 신규 사업 부지를 확보하지 못했거나 주택사업 대신 공사 수주 중심으로 사업방향을 전환했기 때문이다.
지역 건설업계는 대구 주택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설 경우 서울 등 역외 대형건설사나 시행사들이 역내 진출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여, 지역 건설사들의 설자리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화성산업 권진혁 주택영업팀장은 "앞으로 분양사업을 할 수 있는 지역 건설사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인데, 이들마저도 신규 사업에 대한 의욕을 잃어 버린 것 같다"며 "중소형 아파트 부족과 전세난 심화 등으로 미뤄볼 때 내년엔 주택경기가 개선될 전망이지만, 지역 건설사는 시장상황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다른 건설업체 간부는 "지역 건설사는 3, 4년 간 지역시장의 침체 상황에 주눅이 들었기 때문에 여러 지역에서 사업 경험이 있는 역외 대형건설사에 비해 안목이 좁을 수밖에 없다"며 "자칫 적절한 사업시기를 놓쳐 역외 건설사에게 안방을 내주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구체적인 신규 분양 계획을 갖고 있는 지역 업체는 화성산업과 한라주택 등 2, 3개 정도에 불과하다.
한라주택 계열사인 한라D&C는 연내에 북구 태전동 칠곡3차 한라하우젠트를 분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체 450가구 규모이며, 전체를 중소형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화성산업은 현재 분양 중인 달서구 대곡역 화성파크드림 위드에 이어 수성구 범어동에 중소형 중심의 주상복합(406가구)아파트를 분양할 예정이었으나 분양 시기를 계속 미루고 있는 상태이다. 화성산업 관계자는 "범어동 사업은 내년 4월쯤 분양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다른 건설사들은 분양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거나 주택사업을 당분간 접은 상태이다. 서한은 대구테크노폴리스와 신서혁신도시에 주택사업 부지를 확보하고 있지만, 시장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 서한 관계자는 "주택경기가 불확실하다. 내년에 분위기를 봐가면서 분양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산형 회생계획을 통해 새 주인을 맞은 태왕은 주택경기 침체를 이유로 향후 몇 년 동안 주택사업을 하지 않고 민·관급공사 수주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C&우방의 경우 기원토건㈜이 M&A 본계약 체결을 했지만 아직 관계인집회(11월 예정)를 남겨 놓고 있어 주택사업을 재개하기까지는 상당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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