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화를 통해 자연을 사유하다

입력 2010-10-21 07:21:53

갤러리 소헌·소헌컨템포러리 '풍경화의 재발견'전

아름다운 풍경을 화폭에 담고 싶어 하는 욕구는 사람들의 오래되고 공통된 마음이다. 사진이 등장하면서 풍경화는 한층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를 두고 미술평론가 이주헌은 풍경화를 '눈으로 보는 풍경'과 '마음으로 읽는 풍경'으로 나누기도 한다. 단순히 사실적인 묘사에서 벗어난 다양한 풍경화의 범주가 있다는 말이다.

갤러리 소헌과 소헌컨템포러리는 현대 사실주의 풍경화를 다루는 다양한 방식과 태도, 자연에 대한 탐구 방법을 보여주는 전시 '풍경화의 재발견'전을 11월 6일까지 연다. 장이규, 송필용, 노태웅, 곽동효, 이호중, 이희중 등 여섯 명의 작가들은 풍경화의 다양한 시각과 사유를 보여준다.

윤현지 큐레이터는 "최근 대구 풍경화의 특징은 전통적인 원근법에서 탈피, 카메라의 앵글을 들이댄 듯 자세한 묘사"라고 말했다. 이를 대표하는 작가는 장이규. 줌 렌즈로 확대해서 들여다 본 듯한 새로운 풍경을 보여준다. 이에 반해 남도 풍경화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 특징이다. 남도 작가 송필용은 자연이 갖고 있는 풍토성과 이 땅에 얽혀 있는 역사적 의미까지 풍경에 담아낸다.

노태웅은 화면 전체에 걸쳐 고르고 두툼한 마티에르 효과를 특징으로 하는 풍경을 표현한다. 변형되고 축약된 리얼리즘으로 도시의 역과 변두리 삶의 풍경, 어촌이나 바다 풍경을 정지된 시간처럼 보여준다. 곽동효는 거친 붓자국과 나이프를 이용, 독특한 질감으로 '자작나무 풍경'을 그려낸다. 비슷한 색채들을 사용해 자작나무가 오히려 낯설게 보인다.

한편 이호중과 이희중은 현대 미술의 새로운 조형성과 미감을 향해 도전한다. 이호중은 뛰어난 묘사력을 바탕으로 안개 낀 시골 풍경과 황토빛 들판 풍경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 시골의 나지막한 언덕과 농가를 부드러운 분위기로 보여준다. 이희중은 민화의 십장생도, 모란도 등의 형상을 현대적으로 그려내 한국적 정서가 두드러진 풍경으로 재해석한다. 그는 현대의 산수화를 제시한다.

원창호 갤러리소헌 대표는 "풍경화가 중 현재까지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독창적인 개성을 인정받는 화가들로, 풍경화 작업이 여전히 주류 미술 언어로 건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전시"라고 밝혔다. 053)426-0621.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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