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준금리 0.25%p 기습인상 직격탄

입력 2010-10-20 10:55:56

세계 금융·상품 시장 출렁

중국의 기습적인 금리 인상이 세계적인 경기 둔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세계 금융·상품 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미국 달러 가치가 급등하고 뉴욕증시의 주가와 유가, 상품 가격이 곤두박질쳤다. 국내 증시도 중국의 금리 인상 소식이 전해지며 큰 폭의 하락세로 출발했고 원·달러 환율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2.91포인트(0.70%)내린 1,844 .41을 기록한 뒤 장 중 1,840선 이하로 떨어지는 등 하락폭을 키우고 있다. 코스닥시장도 3.29p 내린 511.30으로 장을 시작해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139.80p(1.47%) 하락한 9,399.65, 토픽스지수는 9.69p(1.16%) 내린 824.04로 개장했다. 미국 뉴욕증시는 미국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부진에 중국의 기준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19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65.07p(1.48%) 내린 10,978.62로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도 18.81p(1.59%) 하락한 1,165.90에 그쳤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43.71p(1.76%) 떨어진 2,436.95를 기록했다.

유럽 주요 증시도 다소 떨어졌다. 19일 영국 FTSW 100지수는 전일 종가보다 0.69% 내린 5,702.63으로 마쳤다. 독일DAX30지수도 전일보다 0.40% 내린 6,490.69로 마감했다. 프랑스 CAC40 지수도 0.71% 하락한 3,807.17로 마쳤다.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로 전 세계 원자재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원유를 비롯한 각종 상품·원자재 가격이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3.59달러(4.3%) 하락한 배럴당 79.49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락폭은 지난 2월 이후 최대폭이고, 유가가 80달러 이하로 떨어진 것은 이달 들어 처음이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11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3.28달러(3.9%) 하락한 배럴당 81.09달러에 거래됐다.

금 값은 12월 물이 전날보다 무려 36.10달러(2.6%)나 급락한 온스당 1천336달러로 마감해 지난 7월 초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금뿐 아니라 12월 물 은 값도 2 .6% 떨어졌다. 곡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 12월 만기 밀은 부쉘당 18.5센트(2.68%) 하락한 6.715달러를 기록했다. 옥수수는 5.46달러로 11.25센트(2.02%) 빠졌다. 11월 만기 대두는 3.5센트(0.29%) 내린 11.91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경기 둔화 우려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커지면서 달러 값은 크게 올랐다. 20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5원 오른 1천140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유로·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5% 하락(달러 가치 상승)한 1.3742달러를, 달러·엔 환율은 0.22% 하락한 81.42엔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물가 수준이나 집값 동향 등에 따라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금리 인상이 국내 금융시장의 기초 여건을 훼손할 수준은 아니지만 외국인들의 차익실현 움직임이 확대될 경우 코스피지수가 1,750선 부근까지도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