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사구 7개에 5안타 치고도 단 2점 득점
기적이 일어나길 바랐던 대구 야구팬들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내년을 기약하며 퇴장하는 관중들의 뒷모습은 아쉽다 못해 씁쓸하게 보였다. 올 프로야구는 비룡 SK의 우승 축포 속에 막을 내렸다.
삼성 라이온즈가 19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KS) 4차전에서 SK 와이번스에게 2대4로 무너졌다. 4전 4패. 삼성은 역대 6번째 한국시리즈에서 전패를 당한 팀으로 기록됐고, 그중 3차례 멍에를 썼다.
이날 대구구장을 찾은 만원 관중들은 삼성이 반격의 교두보를 마련해 주길 바랐으나 삼성 선수들은 이기려는 투지를 보여주지 못했다. 한 차례의 리드도 잡지 못하고 끌려 다녔다.
삼성에겐 해결사가 없었다. 4사구 7개에 5안타를 쳤지만 홈플레이트를 밟은 건 2번뿐이었고 9개의 잔루를 남겼다. 삼성 선발 장원삼은 4이닝을 버티지 못했다. 초반 호투한 장원삼은 4회 초 SK 정근우와 이호준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한 뒤 새가슴이 됐다. 최정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가 되자 박재홍을 사실상 고의사구로 걸러 보내며 만루작전을 썼다. 그러나 박경완에게 연속으로 볼 4개를 던지며 밀어내기로 어이없이 선취점을 내줬다. 이어 박정권에게 우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2타점 2루타를 맞으며 주저앉았다. 삼성은 불펜을 가동했으나 6회 초 1사 1루에서 차우찬이 박경완에게 적시 2루타를 맞아 0대4로 몰렸다.
반격에 나선 삼성 타선은 무기력했다. 6, 7회 두 차례 무사 1, 2루를 만들었으나 득점하지 못했다. 상대 배터리가 친 덫에 번번이 당했고, 기회를 살리겠다는 책임감도 실종됐다. 2회 1사 3루에서 SK 수비진을 뚫지 못했고, 5회에는 선두타자가 볼넷을 얻었으나 병살로 기회를 날렸다. 8회 2사 만루에서 밀어내기로 추격에 나섰지만 조영훈이 자신 없는 스윙으로 달아오른 열기에 물을 끼얹고 말았다.
벤치의 작전은 엇박자를 보였다. 6회 1사 1, 2루에서 SK가 마운드를 송은범으로 교체하자 조동찬 대신 채태인을 내세워 맞불을 놓았으나 채태인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승부처였던 8회 2사 만루 때에는 왼손 김광현에 맞설 오른쪽 타자 강봉규가 대타요원으로 남아 있었지만 이미 자신감을 잃은 조영훈을 그대로 뒀다. 9회 대타로 나와 좌전안타로 추가점을 보탠 강봉규였기에 한 템포 느린 대타 작전이 뼈아팠다.
한편 2007년과 2008년 2회 연속 우승했던 SK는 지난해 준우승에 이어 최근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라 세 번이나 우승하는 위업을 이뤘다.
1차전 쐐기 2점 홈런에 이어 이날 2타점 2루타를 날리는 등 시리즈 타율 0.358(14타수 5안타) 6타점으로 맹활약한 SK 박정권은 취재기자단 투표에서 38표를 얻어 박경완(32표)을 제치고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한국시리즈 4차전 전적(19일)
S K 000 301 000 - 4
삼 성 000 000 011 - 2
△승리투수=전병두(2승) △패전투수=장원삼(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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