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섬유, 한상이 개척한 판로 공략을"…박치우 한인의류협회회장

입력 2010-10-20 09:46:58

박치우(49·사진) 한인의류협회회장은 "섬유는 패션이다. 패션은 절대 사양산업일 수 없다"며 "섬유가 새로운 가능성인 이유"라고 말했다.

19일 오후 대구 EXCO에서 열린 '제9회 한상대회'를 찾은 그는 "패션은 무형의 가치가 투영된 산물이고 그 바탕이 섬유"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대구는 기존에 축적된 섬유 인프라와 인력, 기술 등을 적극 활용해 섬유 산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또 대구 섬유 산업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특히 이번 한상대회를 계기로 대구 섬유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중·남미, 미국 등 한상들이 개척해 놓은 판로를 이용, 무궁무진한 세계 섬유·패션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것. 그는 "LA 섬유 부문 매출이 한·미 교역금액(20억달러)보다 4배나 많은 연간 80억달러에 이르고 매년 15% 이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상권 80% 이상을 한상들이 장악하고 있어 이번 한상대회를 대구 섬유 산업 발전의 초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 섬유, 패션업계와 현지 교포들이 네트워크를 통한 연계방안을 구축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엄청날 것입니다."

그는 "미국시장은 한국 도매시장과 그 성격이 판이하게 달라 도매시장에서 백화점에 곧바로 납품을 하는 등 원단이 최종 소비물이 되기도 한다. 한상이 대구 섬유 수출의 판로를 열겠다"고 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더 없는 호재라고 진단했다. 박 회장은 "양국 간 FTA 협정이 발효되면 현재 20억달러 교역 규모가 관세 철폐 등으로 30%(6억달러)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관세 장벽이 사라져 가격경쟁력이 상승하는데다 중국 위안화 절상 움직임, 높은 물가상승률 등이 맞물린다면 중국에 빼앗긴 대구 섬유의 자존심을 찾을 수 있다는 것.

쓴소리도 이어졌다. "대구는 과거 섬유 도시란 명성만 믿고 법당 뒤로만 돌고 있어요. 보석은 정작 가까이 있는데도 말입니다." 박 회장은 "스마트 섬유, 첨단 패션 등 성장 가능성이 무한한 섬유산업은 제쳐 두고 대구는 자꾸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는 것 같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가능성이 큰 섬유 산업의 재도약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선 섬유 마케팅 분야를 중점 육성해 브랜드 가치를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회장은 "한국 섬유는 질적 면에서 이탈리아를 앞서지만 마케팅에선 훨씬 뒤진다"며 "칠레산 와인이 가격과 질적 면에서 이미 프랑스산 와인을 앞섰는데도 프랑스 와인을 마시는 이유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북 의성이 고향이며 대구에서 고교 시절까지 보내 대구 섬유 산업에 더욱 애착이 간다는 그는 "섬유 산업에선 철저히 장사꾼이 돼야 한다"며 "섬유 시장 개척을 두려워하지도 주저하지도 말라"고 주문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사진=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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