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 박근혜…차기 대권주자 '자격의 완성' 기회로

입력 2010-10-18 10:52:50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이번 국정감사는 '자격의 완성'으로 볼 수 있다. 15대 국회에 입성한 뒤 산업자원위, 여성특위, 통일외교통상위, 보건복지가족위를 거쳐 18대 국회 중반에 기획재정위를 선택한 그다. 정치권은 '경제 공부'로 차기 대권 주자로서 꼭 필요한 덕목을 차근차근 쌓고 있다는 관측이다.

한나라당의 대표적 경제통인 이한구 의원은 박 전 대표의 기재위 질의에 대해 "경제원리나 원칙을 마스터해 이론적 배경을 가지고 현실적인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며 "경제 문제인 것 같지만 사회, 안보, 외교 등 여러모로 봐야 하는 문제를 굉장히 넓은 시각으로 풀어간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주류와 비주류 경제학을 두루 이해했고 굉장히 진지한 자세로 기재위 일정에 임하고 있는 것 같다"며 "문제를 풀기 위한 동기가 분명하고 궁금한 것은 확실히 짚고 가려고 하니까 진도가 빠르다"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분명한 동기와 다양한 시각을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박 전 대표의 이번 기재위 질의를 테마별로 나누면 ▷정부의 재정 건전성 강화 ▷조세 시스템 안정화 ▷복지를 안고 가는 경제 정책 등이다. "우리나라도 재정 정보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4일 기획재정부), "매년 400개가 넘는 세제가 바뀌면서 국민 신뢰를 잃고 있다"(5일 재정부), "기업의 납세 협력 비용을 축소하고 500억원 미만에 대한 간편 조사를 일반기업에 확대해야 한다"(7일 국세청), "저소득층 가구의 '근로장려금제'의 데이터베이스가 누락됐다"(14일 광주국세청) 등의 발언을 통해서다.

재정경제부 차관 출신으로 같은 상임위인 김광림 한나라당 의원은 "경제 전반에 대해 세세한 부분보다는 큰 덩어리, 큰 줄기에서 사안을 짚고 본인이 대책까지 내놓으면서 질의를 완성하는 편"이라며 "굉장히 높은 수준이다. 기재위 회의나 국감에 가장 일찍 오고 가장 늦게 가는 성실성까지 갖추고 있다"고 평했다.

박 전 대표는 이번 국감 기간 정치적 행보를 대폭 줄였다. 친이 친박 할 것 없이 식사 자리를 마련하면서 교류의 물꼬를 트던 것도 일시 멈춤 상태다. 대권 행보로 보면 정치적 의미가 큰 광주, 대전을 기재위 위원 자격으로 자연스레 방문해 뒷말도 차단했다. 정치적 발언은 하지 않았다.

박 전 대표는 25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개최되는 본회의 참석에다 기재위의 법안, 예산안 심의 활동에도 적극 참여한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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