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좁고 굽 높은 신발의 저주…어느새 못난이 발로
무지외반증(Hallux valgus)은 언뜻 용어가 어려워 보이지만 풀어보면 무지(엄지발가락)가 외반된(바깥쪽으로 향하고 있는) 변형을 말한다.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보기에도 흉하고, 심한 경우 걸을 때 송곳으로 도려내는 듯한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증상=꺾인 엄지발가락 때문에 안쪽으로 튀어나온 부위가 붓고 아프며, 무지와 발허리뼈(발가락과 연결돼 있는 뼈)를 잇는 관절의 발바닥 쪽에도 굳은살이 생기고 아플 수 있다. 그리고 변형이 심할 경우 걸을 때 엄지발가락이 땅을 제대로 차지 못해 걸음걸이가 이상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무릎이나 허리에 부담이 갈 수도 있다.
볼이 좁은 신을 오래 신거나 굽이 높은 신을 신으면 엄지발가락을 바깥쪽으로 압박하기 때문에 변형이 올 수 있다. 이로 인해 통증성 점액낭염이나 신경 자극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아울러 유전적 요인, 편평족, 전신적 인대 이완성, 아킬레스건 구축, 체중 증가, 쇠약한 내재근 등도 이유가 된다. 어느 정도 유전적 이유가 있는 사람에게서 무지외반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겉모습만으로도 쉽게 진단할 수 있다. 그러나 치료방향을 결정하려면 방사선 촬영과 세밀한 진찰이 필요하다. 방사선 촬영은 서서 체중을 실은 상태의 X-선 사진을 기준으로 해서 무지외반각(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향하고 있는 정도) 측정, 제1'2 중족골간각(제1발등뼈가 제2발등뼈에 비해 안쪽으로 튀어나와 있는 정도) 측정을 통해 경증, 중등도, 중증으로 나눈다.
◆치료=모양이 보기 싫어 발을 내놓을 수 없거나, 안쪽으로 튀어나온 부위의 통증이 심해 걸을 수 없기 때문에 치료해야 한다. 겉보기에는 심해 보여도 본인이 아프지 않거나, 미용상 불편감을 느끼지 않는다면 굳이 치료할 필요는 없다.
치료에는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가 있다. 먼저 보존적 치료는 가벼운 증상의 무지외반증인 경우에 해당한다. 가죽이 부드럽고 볼이 넓고 편한 신발을 신어서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점액낭이 급성 염증을 일으켰을 경우 항생제를 투여해야 한다.
통증이나 변형이 심해지거나 일반 신발을 신기 어려울 때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대구파티마병원 정형외과 남승오 과장은 "한번은 20대 초반의 여대생이 무지외반증 수술을 받고 싶다고 찾아왔었다"며 "약간의 통증이 있어서 무지외반증 수술을 원했지만 증상이 가벼워서 보존적 치료를 택했다"고 했다. 이 여성은 어머니가 무지외반증 수술을 받았는데 자신도 최근 통증을 느껴서 예방 차원에서 수술을 원했던 것. 하지만 방사선 사진상 무지외반증의 경계에 해당했기 때문에 수술 대신 굽 없는 편한 신발, 약물 치료 등을 처방했다.
양쪽 발에 모두 무지외반증이 오더라도 일상생활의 불편과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 보통 한쪽 시행 후 3개월 뒤에 나머지 한쪽을 수술한다. 수술 후 환자가 통증을 견딜 수 있을 때부터 뒤꿈치로 걷기를 시작하며, 뼈가 완전히 붙는 2, 3개월까지는 충격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뼈가 완전히 붙은 것이 확인되면 금속을 제거하고, 체중을 모두 싣는 걷기를 시작한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도움말=대구파티마병원 정형외과 남승오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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