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불펜 난조, 천금같은 1승 날려버려

입력 2010-10-16 09:14:24

투수교체 타이밍 '악수'로 1차전 SK에 5대9 역전패

삼성 강봉규(왼쪽)와 박석민이 15일 한국시리즈 1차전 SK전에서 6회 초와 8회 초 각각 1점 홈런을 날린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삼성 강봉규(왼쪽)와 박석민이 15일 한국시리즈 1차전 SK전에서 6회 초와 8회 초 각각 1점 홈런을 날린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우승 확률 80.8%가 걸린 한국시리즈(KS) 1차전.

삼성 라이온즈가 불펜 난조로 다 잡았던 경기를 SK 와이번스에 내줬다.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 선동열 감독이 꺼낸 '승부수'가 '악수'가 된 것이다.

삼성이 15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KS 1차전에서 SK 와이번스에 5대9로 패했다. 플레이오프 4, 5차전 승리로 이어오던 포스트시즌 연승행진도 멈췄다.

마운드가 문제였다. 선 감독이 투수교체 타이밍을 잘못 잡으면서 어렵게 잡은 승기를 허무하게 내준 꼴이 됐다.

삼성이 3대2로 앞선 5회 말 SK 공격. 선발 레딩이 선두타자 정근우에게 볼넷을 내주자 삼성은 도박을 시작했다. 막강 불펜의 한 축이었으나 플레이오프에서 극도로 부진한 권혁을 마운드에 올린 것.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8타자를 맞아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내는 동안 2실점해 평균자책점은 27.00. 더욱이 결정적 순간,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해 선 감독은 4, 5차전에서 아예 활용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왼손 타선이 즐비한 SK를 꺾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카드가 권혁이었다. 미덥지 않았지만 잃어버린 자신감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한 선 감독은 박빙의 상황에서 권혁 카드를 꺼냈다.

그러나 권혁은 박재상에게 연속 4개의 볼을 던지고 강판당했다. 선 감독이 만회를 노린 카드는 오승환이었다. '특급 소방수' 오승환의 구위 점검과 활용가치를 염두에 두고 기용한 것이다. 오승환은 7월 오른쪽 팔꿈치 수술 후 재활훈련을 거치며 구위를 끌어올렸지만 6월 17일 롯데전 이후 첫 실전 등판이었다. 오승환은 그러나 대타 박재홍과 풀카운트 접전을 펼쳤으나 볼넷을 내줘 밀어내기로 3대3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김재현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날 삼성은 SK 에이스 김광현에게 한국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6타자 연속 삼진을 당하는 등 4회까지 끌려갔다. 하지만 5회 초 제구가 흔들린 김광현을 물고 늘어져 단번에 경기를 뒤집었으나 불펜 난조로 귀중한 승리를 날려버렸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한국시리즈 1차전 전적(15일)

삼 성 000 031 010 - 5

S K 101 034 00Ⅹ - 9

△승리투수=정우람(1승) △패전투수=권혁(1패) △홈런=강봉규 1호(6회1점) 박석민 1호(8회1점·이상 삼성) 박정권 1호(6회2점·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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