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경기용 기구(하)
기록 향상을 위한 용 기구의 진화가 거듭할수록 이를 감시하고 부정을 막기 위한 장비도 함께 발달하고 첨단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경기의 원활한 진행과 정확한 측정을 위한 용 기구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부정출발 감지장치
부정출발은 스타터 심판원의 신호 총성보다 선수가 먼저 움직이는 등의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각종 장비와 기술, 주법 등의 발달로 기록 단축 방법이 점점 한계에 다다르면서 선수들이 전술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바로 부정출발이다. 선수들의 부정출발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실격 규칙이 만들어졌고, 심판이 육안으로 판정하기 힘든 경우와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부정출발 감지장치가 개발되기에 이르렀다. 부정출발 감지장치는 출발 총성 후 0.1초 안에 스타팅 블록에 물리적인 힘이 가해지면 센서에 부정 출발 레인이 표시돼 부정 출발 선수를 찾아내는 기구다. 대표적인 부정출발 감시 장치 제조회사는 대구 대회 때 사용될 세이코를 비롯해 스위스 타이밍, 피니쉬링스 사가 있는데, 현재 국내 대회에선 피니쉬링스 사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전자 계측기
건설 현장에서 사용되던 계측 방법을 스포츠에 도입한 것으로, 멀리·세단뛰기 등 수평도약 경기의 착지와 포환·원반·해머·창던지기 등 투척 경기의 투척 거리를 측정할 때 사용되는 기구다. 경기 전 영점을 조절한 뒤 프리즘이 장착된 거리표시 장대를 꽂아 본체의 레이저와 일치하면 거리 결과가 표시된다. 15년 전만 해도 강철 줄자를 사용했지만 기록 오차 발생 및 분쟁의 여지가 있어 전자 계측기를 도입하게 됐다. 그러나 신기록 수립 때는 전자 계측뿐 아니라 반드시 강철 줄자로 수동 계측까지 해야 공인 기록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사진 판독 장치 및 자동 무선 계시 장치
사진 판독 장치는 단거리 경기에서 순위 판정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1천의 1초 단위로 계측이 가능해 수동 계측 시 같은 기록이 나올 경우 순위 판정에 도움이 된다. 사진 판독 장치는 자동 무선 계시 장치, 스타터의 신호총과 연결돼 있어 스타터가 신호총을 발사하는 순간 센서가 작동해 시간이 측정되고, 골인지점을 통과하는 곳에서 사진 판독을 해 결과를 나타낸다.
◆풍향, 풍속 측정계
100m, 200m, 110m 허들, 100m 허들, 멀리뛰기, 세단뛰기 등은 풍속에 영향을 많이 받는 종목이다. 때문에 풍속이 달리는 방향으로 +2.0을 초과하면 기록을 공인받지 못한다. 이때 사용되는 것이 풍향 및 풍속 측정계로, 지상으로부터 1.22m 높이에 설치한다. 수평도약 경기 경우 구름판에서 20m 지점에 위치시키고 주로에서 2m 이내에 설치, 풍속을 측정한다. 풍속 측정 시간은 ▷100m 출발 후 10초간 ▷200m 선두 주자가 직선으로 들어와서부터 10초간 ▷110·100m 허들 출발 후 13초간이다. 멀리뛰기는 발 구름판으로부터 40m, 세단뛰기는 35m 위치에 마커를 설치해 통과한 순간부터 5초간 측정한다.
◆전동 모래 정리기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처음 선을 보인 기구다. 멀리뛰기 경기장에서 전동으로 모래를 평탄하게 고르는 장치다. 전동 모래 정리기 도입 전엔 선수가 착지한 뒤 진행요원이 직접 모래를 정리했다. 모래를 정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20초 정도로, 선수들에게 사람이 정리하는 것보다 더 공정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용 기구 보관 방법
용 기구는 경기장 내부에 있는 보관 창고에 보관한다. 보관 창고는 직사광선 및 습기가 없어야 하므로 환풍기 및 습기제거, 공기정화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매트의 경우 습기에 약하기 때문에 보관할 때 바닥에 팔레트 등을 깔아 지면과 떨어뜨려 바람이 잘 통하게 하고, 습기가 차는 것을 막는다. 철제 기구는 충격이나 휘어짐을 막기 위해 개별적으로 보관하고 겹쳐 놓거나 기울여 세워놓지 않는다.
내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대구스타디움의 용 기구 보관 창고는 경기장 동편 지하주차장에 2개가 있는데, 매트, 철 구조물 등 일반 용 기구는 1천360㎡ 규모의 큰 창고, 2억원에 달하는 사진 판독 장치를 비롯한 전자 계측기, 풍속계 등 정밀 고도기기와 고가 장비 등 주요 용 기구는 150㎡ 크기의 작은 창고에 보관한다.
김만호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경기운영1부장은 "이들 용 기구 외에도 경기장 내 각종 기구 운반 및 배치를 위한 각종 친환경 이동 수단이 활용되는 것도 내년 대구 대회 용 기구의 특징"이라며 "내년 대회 땐 허들 경기를 위한 '용 기구 및 허들 운반용 전기 차', 선수들이 던진 투척 용구를 회수하는 전기 충전식인 '무선 조종 배터리 카', 경기 진행요원들의 신속한 원거리 이동을 위한 1인용 전기 스쿠터 등 친환경 이동용 기구가 대거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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