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력과 의리의 교풍…장학금 9억 모금 '후배사랑' 실천
'박력 대고' '의리의 동문'
대구고등학교는 1958년 4월 신입생 390명(6학급)으로 교문을 열었고 이듬해 대봉동 교사(校舍)에서 현재의 대구시 남구 중앙대로(대명동) 171번지로 자리잡았다.
힘차게 밀고 나가는 힘을 의미하는'박력'과 '의리'를 교풍으로 올해 2월까지 50번째 졸업생을 배출, 2만8천여 명이 동문의 울타리에 이름을 올렸다.
대구고등학교 총동창회 최성해(11회·58·동양대학교 총장) 회장은 "인격이 완전히 형성되기 전인 10대 후반에 아무런 이해관계 없이 사귀었던 친구들은 인생에서 최상의 스승이었다"며 "학창시절 선·후배간 거수경례를 할 때 외치던 '박력'이란 구호와 선배들로부터 알게 모르게 이어진 '의리'의 정은 전체 동문을 이어주는 매개물이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고교 친구가 하나씩 늘수록 과거 추억도 하나씩 늘어나며 그 친구를 통해 자신을 비추어보고 인생항로를 수정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추억이 묻어나는 과거와의 즐거운 만남과 모교 후배들이 잘되는 즐거움을 지켜보자. 또 자주 얼굴을 보자'는 것이 대구고 총동창회의 운영 모토가 되고 있다. 실제로 2003년 완공된 모교 옆 총동창회관인 '달구정사'는 동문들이 자주 모이는 교류의 장이 되고 있다.
◆대고인의 정신적 성지 '2·28기념탑'
1960년 2월 28일은 일요일이었음에도 당시 대구고를 비롯해 대구시내 8개 공립고등학교 학생들은 모두 등교해야 했다. 명목은 대구고가 토끼사냥, 경북고는 시험 또는 영화관람 등이 이유였다. 하지만 실제 목적은 당시 야당(민주당) 인사였던 장면 박사, 박순천 씨 등의 수성천변 유세를 원천봉쇄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에 당시 이대우 경북고 학생위원회 부위원장, 손진홍 대구고 학생회장, 장주효 대구고 학생부회장 등 대구시내 공립고등학교 학생회 간부 7, 8명은 27일 시내에 모여 궐기를 결의했다. 28일 오전 각 학교 학생회 간부들은 자전거를 이용해 연락을 주고받으며 일시에 시내진출을 꾀했으나 여의치 않자 먼저 시내와 가까운 경북고 학생들이 학교 측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뛰쳐나왔고 이어 대구고 1, 2학년(1960년 대구고는 1,2학년뿐이었다)들이 시내로 진출, 2·28학생운동은 불을 댕겼다. 당시 궐기에 나섰던 안인욱(1회·69)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공동의장은 "결국 이날의 궐기가 4·19로 이어져 한국 현대정치사에서 민주화운동의 시발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올 2월 27일 대구고 교정 달구전 앞에선 2·28기념탑 제막식이 있었다. 1회 졸업생과 재학생 등 많은 동문들이 참석, 그날 궐기의 의미를 되새겼다.
◆모교 장학금 지원과 야구부
현재 대구고 총동창회 장학기금은 9억여원이 모금돼 있다. 여기에 각 기수별 장학금과 대학별 장학금이 별도로 있다. 최승권(11회) 동창회 사무처장은 "2011년엔 모교가 자율고로 다시 태어나는 원년"이라며 "이는 옛 명성을 되찾을 기회이자 후배들의 학력신장을 위해 총동창회 차원에서 지원을 더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총동창회는 모교가 자율형공립고로 선정됨에 따라 동문을 대상으로 자율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학교발전의 기폭제로 만들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한편 대구고 야구부 창단은 1960년 12명의 선수로 창단됐다. 그러나 1964년 8월 해체됐다가 1976년 다시 창단됐다. 재창단 이유는 이른바 고교입시세대와 추첨세대(일명'뺑뺑이' 세대)간 결속력을 다지기 위해서였다.
이런 운동부 창단은 당시 고교들의 추세였다. 이후 동문들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은 야구부는 1981년 제3회 대붕기 우승을 기점으로 대통령배, 청룡기, 봉황대기 등에서 4회 우승과 2회 준우승, 대붕기 대회 8회 우승과 1회 준우승 및 전국체육대회에서 1회 우승 및 1회 준우승을 거두며 명실상부한 야구명문고로 발전해 왔다.
1999년엔 총동창회 후원회에서 2억5천여만원을 들여 현대적 시설을 갖춘 야구부 전용합숙소 '필승료'를 준공했다.
◆학교를 빛낸 동문들
대구고는 교육계에 종사하는 동문들이 많은 게 특징이다. 또 '의리와 박력'으로 대표되는 교풍때문인지 남 밑에서 일하기보다는 자영업과 사업을 하는 동문들이 많다.
이외 최경환(15회) 지식경제부 장관을 비롯해 이명규(13회) 국회의원, 이종화(8회) 대구 북구청장, 신현국(10회) 문경시장, 최양식(11회) 경주시장 등 관계와 우동기(12회) 대구시 교육감, 추만석(12회) 부산디지털 대학교 총장, 유영구(13회) 구미1대학 총장 등 교육계 인사가 이학교 출신이다.
정계에는 이창용(23회) 대구 중구 구의원, 김재진(35회) 대구 서구 구의원 등이 있다. 또 법조계엔 최재경(21회) 사법연수원 부원장, 박성재(21회) 서울고등검찰청 공판부장, 허부열(21회) 대구지법 부장판사, 최봉태(21회) 변호사 등이 활동하고 있다. 이외 재계엔 김휘(3회) (주)키카회장, 김연박(4회) 안동소주 대표이사, 노병용(9회) 롯데마트 대표이사, 소진세(9회) 롯데슈퍼 대표이사 등이 있다.
◆총동창회 주요행사
대구고 총동창회 연중행사는 1월에 총동창회 신년교례회를 시작으로 한 해 행사가 시작된다. 1월엔 약 500여 명이 모이는 신년교례회를 중심으로 상임이사회, 각기별 직능별 지역동창회 정기총회가 열린다. 2월엔 모교 졸업식 참석과 함께 행사 주관기수의 간단회가 열리며 3월엔 입학식 축하와 더불어 장학사업이 펼쳐지며 기별테니스대회가 열린다. 또 4, 5월엔 기별 낚시대회 및 재경동창회 체육대회와 총동창회장기 직능별체육대회가 있으며 기별 골프대회를 통해 동문간 우의를 다진다. 이어 6월엔 올해 처음 제1회 달구산악축제가 열렸으며 8, 9월엔 기별 바둑대회와 행사주관기수 간담회가 있고 10월엔 '홈 커밍 데이'와 총동창회기 기별체육대회가 열린다. 이어 11월 정기총회에 이어 12월 송년행사로 연중행사를 마감한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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