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몽 군면제 정보 물어, 알바고용 낚시글 수두룩
김태욱(35) 씨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지식검색을 이용하다 낭패를 봤다.
지식검색을 통해 조언을 얻은 뒤 컴퓨터를 구입했으나 컴퓨터의 성능이 지식검색의 답변과 달리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 김 씨는 "싼 가격에 괜찮은 컴퓨터를 골랐다고 좋아했는데 더 싼 곳이 있을 뿐 아니라 컴퓨터 성능도 떨어져 환불 절차를 밟느라 애만 잔뜩 먹었다"며 "광고 효과를 노린 업자들이 일반인으로 가장해 올린 답변에 속은 것 같다"고 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지식검색'이 불법·거짓 지식을 양산하고 있다. 네트워크 공유를 통한 지식검색은 포털사이트 검색의 신기원을 열었다고 평가받고 있지만 그 이면에 네티즌을 홀리는 거짓 정보가 판을 치는가 하면 불·탈법 지식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
MC몽이 생니를 뽑기 전 네이버 지식in에 군대 면제를 문의한 사례는 지식검색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비단 MC몽 뿐만이 아니다. 포털 지식검색은 불·탈법 지식을 얻는 통로로 악용되기 일쑤다.
지식검색에서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불·탈법 지식은 불법 콘텐츠 내려받기. 시중에 판매되는 소프트웨어에는 불법 다운로드를 방지하기 위한 시리얼번호가 있기 마련이지만 지식검색을 통해 시리얼번호를 찾아 불법 다운로드 받는 네티즌들이 넘쳐나고 있다. 당연히 저작권법 위반이지만 이런 답변들에 대해 포털사이트의 제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경험담 등을 가장한 각종 업체의 '낚시성 광고'로 도배되기도 한다. 광고대행업자들이 유포한 '지식검색 자동답변 프로그램'을 통해 한꺼번에 답을 달거나 댓글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홍보성 글을 꾸준히 올리는 일이 다반사다.
실제 취업을 준비하는 틈틈이 댓글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는 이모(29) 씨는 "'수험생인데 A학원보다 B학원 강사진이 더 좋아 친구들과 함께 학원을 옮겼다'는 식으로 신분을 가장해 글을 올리고 시간당 3천~4천원 씩 받았다"며 "한 개 ID로만 올리면 금방 들통이 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개 ID로 글을 쓰곤 했다"고 털어놨다.
지식검색의 부작용은 대학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대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답변을 만들어가는 대신 손쉬운 검색 작업을 통해 빨리 답을 얻는 데만 익숙해져간다는 것. 이로 인해 창의력이 상실될 뿐 아니라 진지하게 학문을 탐구하는 분위기도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학 시간강사 김모(39) 씨는 "지식검색이 학생들의 지적 능력 향상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리포트를 내라고 하면 지식검색에 나오는 것들을 짜깁기한 것이 수두룩하다"며 "학생들은 취업을 위해 학점에 목을 매고 학교에서도 학점을 잘 주라고 은근히 눈치를 줘 그런 과제물에 점수를 줄 수밖에 없는 현실이 서글프다"고 말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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