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라 SK" 사자 'V5' 투지 활활

입력 2010-10-14 09:30:51

장원삼 배영수 등 투수진 상승세…김상수 이영욱 자신감 충천

13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5차전 삼성과 두산 경기. 11회 말 2사 후 주자 만루 상황에서 삼성 박석민이 끝내기 내야 안타를 날린 후 두 팔을 번쩍 치켜들며 환호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13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5차전 삼성과 두산 경기. 11회 말 2사 후 주자 만루 상황에서 삼성 박석민이 끝내기 내야 안타를 날린 후 두 팔을 번쩍 치켜들며 환호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상승세를 한국시리즈까지 고스란히 이어가겠다."

플레이오프(PO)에서 5차전까지 혈전을 치른 삼성은 피로도가 극에 달해 있다. 포스트시즌 한 경기는 정규시즌의 3, 4경기보다 체력적 소모가 크다. 더욱이 플레이오프 5차례 경기 모두가 피 말리는 1점 차 승부로 끝나며 체력은 바닥난 상태다. 단기전의 키를 쥔 불펜은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고 휴식은 단 하루뿐이다. 느긋하게 상대를 기다려온 SK와의 대결은 여러 면에서 삼성이 밀린다. 하지만 삼성 선수들은 "우리는 상승세다. 이길 수 있다는 정신력으로 무장돼 있다"고 투지를 보이고 있다.

◆'지키는 야구' 위력투 부활

4차전까지 삼성은 팀 컬러를 살리지 못했다. 선발진이 제 역할을 못했고 믿었던 불펜은 불을 질렀다. 그러나 최종 5차전에서 삼성 마운드는 어두운 그림자에서 다소 벗어났다. 선발 차우찬이 2회 한순간에 무너지며 1.2이닝 5피안타 2볼넷 5실점으로 무너졌지만 에이스 장원삼의 부활은 한국시리즈 전망을 밝게 했다. 장원삼은 이날 4대5로 뒤진 6회 초 등판해 6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잡으며 무실점 호투를 했다. SK전에선 3경기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점 5.02로 위력적이지 못했으나 팀을 위기에서 구하며 얻은 자신감은 흔들리는 선발 투수진을 받쳐줄 든든한 기둥이다.

4차전 위기의 순간 마운드에 올라 수호신이 된 배영수의 구위도 상당히 올라와 있어 한국시리즈에서 전성기 때의 피칭이 기대된다. PO에서 부진했던 권혁이 가세한다면 안지만-정현욱으로 이어지는 막강 불펜 부활도 기대할 수 있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된 오승환과 구자운은 마운드의 운용 폭을 넓혀줄 전망이다.

◆'젊은 타선' 감 잡았다

세대교체 중인 삼성이 가장 기대를 거는 부분은 바로 젊은 선수들이다. 선동열 감독은 13일 경기 후 "우리는 팀 컬러가 젊은 선수 위주다. 플레이오프에서 힘든 경기를 했지만 좋은 쪽으로 영향을 미쳐 한국시리즈에서도 잘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기대가 모아지는 선수는 김상수다. 프로 2년차 김상수는 처음 맞은 큰 무대에서 화려하게 비상했다. 이날 5차전에서 5타수 4안타 2타점의 만점 활약을 펼쳤다.

5차전에서 3타수 2안타 1타점을 올린 이영욱도 한층 자신감을 갖게 됐다. 이영욱은 김상수, 조동찬과 함께 시즌 30개 이상 도루를 기록한 빠른 발로 기동력 야구를 펼 수 있다. 시원한 추격의 홈런으로 모처럼 4번 타자 역할을 해낸 최형우와 부진을 씻어내는 결승타를 친 박석민은 타격감을 회복하고 있다. 박석민은 "그동안 너무 한 게 없어 미안했는데 한국시리즈에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좀 더 집중 하겠다"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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