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SK 나와"…15일 인천서 'V5' 도전

입력 2010-10-14 09:55:36

두산에 6대5 역전승

"이겼다!" 13일 오후 대구시민운동장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삼성 대 두산 5차전에서 삼성이 연장 접전 끝에 6대5로 역전승을 거두는 순간 더그아웃에 있던 선수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그라운드로 뛰쳐나가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5부작 명품 드라마의 결말은 '사자의 포효'였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야구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플레이오프(PO)에서 삼성 라이온즈가 최종 승자로 우뚝 섰다. 삼성이 13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PO 최종 5차전에서 연장 11회 혈투 끝에 두산을 6대5로 꺾고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에 진출했다. 2006년 우승 후 4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나선 삼성은 15일부터 정규시즌 1위 SK를 상대로 통산 5번째 패권에 도전한다. PO에서 연일 숨막히는 혈전을 치른 삼성 선수들은 위기에서 뭉쳐진 팀워크와 강한 정신력으로 SK를 제압하고 '왕중왕'에 오르겠다는 투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26차례 PO에서 최종전까지 치러진 것은 9차례로, PO 승자가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사례는 두 차례(1987년 해태·1992년 롯데) 있다.

삼성이 SK와 한국시리즈에서 격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트시즌에서는 2003년 준PO에서 한 차례 만나 SK가 2승을 거뒀다. 올해 정규시즌에서는 삼성이 SK에 9승10패로 약간 뒤졌다.

삼성과 두산의 최후 대결은 1~4차전까지 써왔던 드라마의 완결편이 됐다.

5대5로 맞선 연장 11회 말 2사 만루. 타석에 들어선 박석민은 이 순간을 벼르고 별렀다. 이전 타석까지 15타수 2안타로 부진을 보였던 박석민이 동료들에게 미안함을 씻어줄 기회를 잡은 것이다. 박석민은 볼카운트 2-2에서 두산의 마무리 투수 임태훈의 7구를 받아쳤다. 빗맞은 공은 유격수 손시헌 앞으로 천천히 굴렀고 3루 주자는 홈에 다다르고 있었다. 손시헌이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긴 승부는 마침표를 찍었다. 더그아웃의 삼성 선수들은 두 손을 치켜 든 채 그라운드로 질주했고, 만원 관중들은 '최강 삼성'을 목이 쉬어라 외쳤다.

이날 삼성은 선발 차우찬의 난조로 경기 초반 주도권을 내줬다. 차우찬은 2회 초 두산 타선에 5안타 1볼넷을 내주며 5실점했다. 그러나 삼성은 4회 말 최형우의 투런 포로 추격의 발판을 놓은 후 김상수의 적시타로 2점을 더 보탰다. 이어 6회 말 무사 1루에서 이영욱의 좌월 2루타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6회부터는 삼성 장원삼과 두산 이현승의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졌고, 두 투수의 역투로 계속된 '0'의 행진은 연장 11회 박석민의 방망이 끝에서 마무리됐다.

이번 PO는 5차전까지 모두 1점차 승부로 20시간44분(2차전 우천 지연 제외)간 진행되면서 사상 초유의 가을 대첩(6대5→3대4→8대9→8대7→6대5)이란 기록을 남겼다.

PO 최우수선수(MVP)는 타율 0.381(21타수 8안타)로 맹활약한 박한이에게 돌아갔다. 박한이는 기자단 투표에서 26표를 받아 김상수(21표)와 장원삼(15표)을 따돌리고 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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