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마니아인 임영호(24)씨는 지난 6일 오후 2시부터 인터넷 사이트에서 전쟁을 치렀다. 삼성라이온즈와 두산베어스의 플레이오프 야구 경기 입장권 예매가 시작된 시간이었기 때문. 하지만 입장권 예매는 불가능했다. 사이트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인터넷은 먹통이 됐고 불과 20분 만에 5차전까지의 모든 입장권이 매진됐다.
임씨는 "예매가 끝난 뒤 이튿날부터 인터넷 상에서 암표를 판다는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며 "1만5천원짜리 입장권이 2만5천원에 팔리고 있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13일 대구 시민운동장에 열리는 삼성라이온즈와 두산베어즈의 플레이오프 5차전을 맞아 인터넷 암표 구하기와 경기장 내 좋은 자리 선점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플레이오프 전 경기가 100% 인터넷 예매로 이뤄지면서 미처 표를 예매하지 못한 야구팬들은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해 온 플레이오프 마지막 경기를 현장에서 보기 위해 인터넷 암표 구하기에 뛰어들고 있다.
플레이오프 5차전 전날인 12일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플레이오프 티켓'을 판다며 전화번호를 남기는 이들의 글로 도배가 돼 있었다. 사정이 생겨 못간다는 핑계였지만 입장권 가격은 정상 가격에 비해 배 가까이 높았다. 실제 입장권을 사겠다며 접촉을 시도했더니 대부분 2만~3만원을 요구했다. 이렇듯 인터넷으로 예매가 이뤄지다보니 골수팬인 50대 이상 관중을 찾기 힘들었다는 게 대구야구장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플레이오프가 지난 7일 시작된 이후 관중의 80%는 40대 이하 젊은층이어서 티켓 판매방식에 개선책이 필요하다.
명당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13일 오후 6시에 열리는 5차전에서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전날 밤부터 경기장에 진을 치는 텐트족까지 등장했다. 대구에서 경기가 열렸던 지난 7, 8일에도 3루 측 관중석을 잡기 위해 전날부터 텐트를 친 야구팬들이 많았다. 13일 오전 7시 야구장 3루 측 울타리에는 한 야구팬이 '12일 오후 9시 XXX, 7번'이라는 글을 적어 자신이 7번째 입장순임을 알리는 등 12일 저녁부터 경기장에 텐트를 쳤다.
삼성라이온즈 대구팬클럽연합회 이종순(39) 회장은 "플레이오프 1차전이 끝난 뒤 바로 2차전 자리 선점을 위해 줄을 서기도 했다"며 "팬클럽 차원에서 몇몇은 아침조, 점심조, 저녁조로 나눠 줄을 선다"고 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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