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누구나 백조는 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18세기에 서구인들이 호주 대륙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검은 백조를 발견했다. 검은 백조의 발견은 백조는 희다는 기존의 상식을 완전히 뒤엎었다. 학교 교육에서도 학생들이 검은 백조를 발견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내년부터 실시되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창의적 체험활동이 바로 그것이다.
오늘 말하고 싶은 것은 중학교의 창의적 체험활동이다. 중학교는 주당 3시간씩, 연간 102시간 하도록 되어 있다. 연간 102시간 동안 비교과 활동으로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진로활동, 봉사활동을 한다.
중학교는 4개 영역을 연계하되 진로활동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선택 중심형 교육과정이 운영되기 때문이다. 이전 교육과정에서는 고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면서 인문계나 자연계 등의 계열을 선택했다. 그러나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바로 계열 선택을 해야 한다.
그러므로 중학교 때 자신의 특성과 능력에 대한 이해와 전반적인 직업 세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직업 탐색을 하여 진로를 결정해야 한다. 중학교 진로 선택은 고등학교의 계열 선택, 대학교의 학과 선택, 그리고 직업 선택 등 평생 삶의 설계로 이어진다.
흔히, 세상의 직업은 크게 4가지 유형이 있다고 한다. 첫째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수입이 많은 유형, 둘째는 좋아하는 일을 하지만 수입이 적은 유형, 셋째는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지만 수입이 많은 유형, 넷째는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 수입도 적은 유형이 그것이다. 물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수입도 많은 것이 가장 이상적인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최소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은 그 직업의 수입이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일에서 만족감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일을 통해 자아를 실현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약 1만5천여 종류의 직업이 있다고 한다. 이 많은 직업 중에서 학생들이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 수입도 적은 직업을 선택하지 않도록 진로 지도를 강화해야 한다.
중학교 단계에서는 교과 수업도 중요하지만 체험활동을 통한 진로지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하여 학생들이 자기주도적 진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진로 교육과 더불어 진로 체험활동을 해야 한다. 직장 체험, 직업 체험, 직업 아르바이트 등 다양한 현장 체험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
'공부만 열심히 하라'고, 방향 없는 노력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현장 체험을 통해 진로를 결정한 후 목표 있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실 수업만으로는 안 된다.
백조가 흰색만 있는 것이 아니라, 검은 색의 백조도 있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나라에서도 빌 게이츠와 같은 인물이 나올 수 있다.
한원경 (대구시교육청 교육과정운영과 장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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