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Why?]셀레베스(Celebes)

입력 2010-10-07 13:57:52

곡물저장 공용탱크를 찍은 사진에서 영감 얻어

작 가 명 : 막스 에른스트 (Max Ernst, 1891~1976)

제 목 : 셀레베스(Celebes)

연 도 : 1921년

크 기 : 139x121cm

재 료 : Oil on Canvas

소 장 처 : 영국 런던 테이트 컬렉션 (Tate Modern Museum, London)

제1차 세계대전 말엽부터 유럽미술에서 전개되어 미술, 음악, 문학 등의 반미학적 반예술적 운동으로 확산된 양식을 다다이즘(Dadaism)이라고 부른다. 이 운동은 전쟁을 피해 스위스에 모인 젊은 예술가들이 현실에 대한 분노와 부정, 파괴, 허무주의 등을 작품에 담아내면서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시작되었다. 독일에서도 다다이즘은 베를린'하노버'쾰른 등 세 곳을 중심점으로 활발히 전개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하노버에서는 슈비터스가 시와 조형에서 다채로운 활동을 펼치며 'MERZ'를 간행해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한편 쾰른에서는 바르겔트가 에른스트와 함께 '선풍기'라는 잡지를 창간하면서 다채로운 미술운동을 펼쳤다. 그 중 막스 에른스트는 1919년 파울 클레를 만난 뒤 처음으로 회화와 콜라주 작업을 시작하여 이듬해인 1920년에는 파리에서 열린 콜라주전을 통해 기존의 작품과 전혀 다른 새로운 작품들을 선보이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1924년에 초현실주의운동에 참여하여 독특한 기법이라고 할 수 있는 '프로타주'(Frottage)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코끼리 셀레베스라는 제목으로도 잘 알려진 작품 '셀레베스'는 에른스트 생애의 중대기인 1921년에 그려진 대작이며 대표작이다. 쾰른에서 처음으로 그려진 이 작품은 콜라주를 이용한 기괴한 이미지의 조합을 이끈 시발점이 된다. 그림 중앙에 서 있는 거대하고 애매한 형상은 코끼리 혹은 보일러를 닮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둥글고 기괴한 형상은, 수단의 곡물저장 공용탱크를 찍은 사진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림 아래쪽에 팔을 치켜 든 머리 없는 여성 마네킹과 무엇을 표현한 것인지 알 수 없는 사물의 묘사는 시각적 의미보다는 화면 구성을 위한 요소들로 보는 게 편할 것 같다.

당대의 다른 초현실주의자들과 마찬가지로, 에른스트 역시 프로이트적인 자유연상기법에 큰 흥미를 가졌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으로 복무한 경력이 있던 에른스트는 또 다시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게 되지만 재벌 상속녀 페기 구겐하임의 도움으로 1941년 미국으로 망명을 하게 되며, 그녀와의 짧은 결혼생활을 함께하기도 했다. 1951년에는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대상을 받아 대가로 인정을 받지만, 이 수상은 상업주의에 굴복하였다는 의미로 해석되어져 정통파 초현실주의 그룹에서 제명을 당하기도 했던 화가이다.

김태곤(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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