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SSM 규제 손 놓고 '친서민'을 말하지 말라

입력 2010-10-05 10:45:30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진출 후 중소유통업체의 고객 감소율이 37%(하루 평균 22명)에 달한다고 한다. 중소기업청 산하 소상공인진흥원의 조사 결과다. 이로 인해 중소유통업체의 점포당 매출액은 1천891만 원에서 1천478만 원으로 413만 원(28%) 감소했고 월평균 실질소득은 약 116만 원이나 줄었다. 현재 전국의 중소유통업체가 16만여 개임을 감안하면 연간 1조8천496억 원의 실질소득 감소가 발생하는 셈이다.

SSM이 중소유통상인의 밥그릇을 뺏고 있다는 얘기가 실증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피해는 생계형 소형업체에 특히 집중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SSM 진출 후 반찬가게의 매출액 감소율은 무려 38.5%에 달했고 떡집'방앗간(-36.4%), 음식점(-32.4%), 정육점(-32.1%) 등도 30%가 넘는 격심한 매출 감소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데도 SSM 규제 법안은 국회에서 낮잠만 자고 있다. 여당의 미온적 태도 때문이다.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촉진법안'과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지난 4월 여야 합의로 국회 지식경제위원회를 통과했지만 정부와 여당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반 가능성을 내세워 본회의 처리를 미루고 있다.

그러는 사이 SSM은 지난 4월 이후에만 111개가 늘었다. 이에 따라 전국의 SSM 점포 수는 가맹 점포를 제외하고도 802개나 된다. 이 중 롯데마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GS마트 등 재벌 계열의 3대 대형업체가 75%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여당이 SSM 규제 법안 처리를 미루는 틈을 타 재벌은 계속해서 서민들의 밥그릇을 뺏어온 것이다. 이러고도 '친서민' 운운하는 것은 서민을 기만하는 것밖에 안 된다. 이제 '친서민'은 SSM 규제라는 또 다른 시험대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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