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중국펀드, '보물단지'로 변할까?

입력 2010-10-05 09:33:46

'중국 펀드, 들어갈까 나올까?'

3년 전 펀드 투자에 뛰어들었다면 누구나 갖고 있는 '애물단지'가 '중국펀드'다. 2007년 10월 질세라 앞다퉈 투자했던 중국 펀드는 거품이 꺼지며 반 토막 난 '고등어펀드' 신세를 면치 못했다. 꽤 올랐다곤 하지만 중국(홍콩H지수) 펀드의 3년 수익률은 여전히 -30.97%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속 끓이던 중국 펀드가 본토 증시(상하이A) 펀드를 중심으로 투자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3개월간 중국 펀드는 수익률이 12.25% 올랐고, 본토 펀드의 경우 최근 1년간 수익률이 최대 19.26%를 기록한 덕분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기 부양과 기업 실적에 따른 주가 상승 가능성을 높이 보고 있지만 단기간 급등한 탓에 추가 상승 여력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중국본토 펀드 없어서 못 판다

자산운용사들은 최근 중국본토 펀드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투자 한도액이 다 찼기 때문이다. 중국본토 증시 투자는 중국 정부가 허가한 한도액까지만 가능하다. 외국계 자산운용사인 PCA자산운용은 지난 4일부터 국내 최대 본토 펀드인 'PCA 차이나 드래곤 A셰어(Share) 주식형펀드' 투자 자금을 받지 않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한국투자네비게이터중국본토 펀드' 인기로 한도가 얼마 남지 않아 다른 투자자가 환매하는 규모로만 추가 펀드 가입을 허용하고 있다.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중국본토 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한도를 받아 새 본토 투자펀드를 내놓고 있다. 투자한도가 꽉 차 본토 펀드를 팔지 못했던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중국 당국으로부터 1억5천만달러 규모의 투자한도를 받아 중국본토 A주 중 성장성 높은 대표기업에 투자하는 '삼성 차이나본토포커스 펀드'를 출시했다. 지난 8월 1억달러를 추가로 확보한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재판매를 준비 중이다.

본토 펀드 품절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이유는 중국 정부의 증시 투자한도 제한이 가장 큰 이유다. 중국 정부가 외국 자산운용사에 투자 승인을 내주길 꺼리고 있다는 것. 또 금융위기 후 홍콩(H주) 펀드 수익률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대안으로 상승 기대가 큰 본토 펀드에 투자자가 몰리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중국 증시 더 오를까

전문가들은 3년 전 가입자들이 연내로 원금을 회복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2007년 당시 거품이 너무 심했기 때문이다. 중국 펀드가 주로 투자하는 홍콩H주의 경우 당시 지수는 2만 포인트에 이르렀지만 3년이 지난 지금 홍콩H지수는 60% 수준인 12,614선(9월 30일 기준)에 머물고 있다. 중국본토 증시 상황은 더욱 나빠 상하이 증시는 3년 전의 55% 수준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부동산시장 과열에 따른 긴축 정책에도 불구하고 도시화에 따른 주택 수요가 여전히 높고 주택 가격이 낮다는 것. 또 임금 인상에 따른 내수 확대가 예상되고 증시의 체력인 제조업의 성장이 계속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실제 9월 제조업 관련 지표인 구매자관리지수(PMI)는 9월 52.8을 기록, 19개월째 확장 국면을 유지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중국 증시에 대해 '홍콩항성기업지수'(HSCEI)를 기준으로 25% 추가 상승을 예상했다.

반면 중국의 경제 패러다임을 이유로 중국 증시에 부정적인 전망도 적지 않다. 중국은 2007년 경기 확장정책을 쓰다가 경기과열을 우려해 긴축정책으로 돌아선 뒤 금융위기를 맞았다. 2008년에는 긴축정책으로 경기를 더 급속히 냉각시키는 바람에 주가가 폭락했다는 것. 중국의 주요 경제지표를 보면 공업생산은 1분기에 정점에 이르렀고, 수출입은 5월이 피크였다. 또 중국 14개 주요 증권사가 예측한 하반기 중국 상하이 증시의 지수전망은 평균 2,300~2,900선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지난달 30일 상하이A 증시가 2,685로 장을 마친 점을 감안하면 향후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존 펀드 투자자의 경우 당분간 원금 회복이 힘든 만큼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일정 수준이 되면 환매를 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한다. 신규투자자라면 증시 변동성을 감안해 적립식 투자가 유리하다는 것. 김현기 신한금융투자 대구지점장은 "손실률이 크다 보니 지켜보려는 투자자들이 많은데 현 지수가 3,500(상하이A)까지 가더라도 손해를 만회하기 힘들다"며 "3~5년 이상 길게 보지 않는다면 지금 단기투자로 성과를 내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