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을 향상시키는 운동으로 흔히 세 가지가 꼽힌다. 심폐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유산소운동, 근육을 튼튼하게 하는 근력운동, 관절과 근육을 부드럽게 하는 유연성 운동이다. 편식이 몸에 해롭듯, 운동을 할 때 어느 한 가지 운동만하는 것 보다 이 세 가지 운동을 골고루 하는 것이 몸에 좋다는 것은 상식이다.
많은 운동 전문가들은 본 운동 전 가벼운 운동으로 워밍업을 한 다음 스트레칭을 할 것을 권한다. 운동 전 스트레칭은 딱딱하게 굳어 있던 근육이나 관절이 부드러워져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근육운동만 제대로 하면 별도의 스트레칭을 하지 않아도 근력뿐 아니라 유연성도 함께 좋아질 수 있다.
최근 미국 볼티모어에서 열린 미국스포츠의학회(ACSM)에서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완전한 관절가동범위까지 수행하는 근력운동은 유연성을 향상시키는데 스트레칭보다 더 효과적이다. 연구진은 25명의 대학생을 두 집단으로 나눠 한 집단에게는 근력운동을, 다른 집단에게는 스트레칭을 시켰다. 운동 부위는 고관절과 어깨로 통일시켜 5주간 운동프로그램을 시행한 후 근력과 유연성의 변화를 관찰했다.
결과는 스트레칭이 유연성을 향상시켜준다는 운동 상식을 뒤집는 것이었다. 스트레칭을 한 집단이 근력운동을 한 집단에 비해 유연성이 유의미하게 더 증가하지 않았다. 반면 근력운동을 한 사람들은 근력이 향상되었을 뿐 아니라 몇몇 경우에서는 스트레칭을 한 사람들보다 유연성이 더 향상됐다.
근력운동을 한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 유연성까지 함께 좋아진 것일까? 비밀은 근력운동을 할 때 관절이 움직일 수 있는 최대범위를 유지한 것에 있었다. 유연성은 근육 혹은 근육과 뼈의 접합부위인 건의 신축성이 좋아지면서 향상된다. 중량운동을 할 때 근육과 건이 최대한 늘어나는 범위까지 움직여 줌으로써 근육수축과 스트레칭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었다.
근력운동을 할 때 비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는 최대 관절가동범위로 운동하지 않는 것이다. 더 많은 중량을 들 욕심에 관절의 운동범위를 좁힌다. 그렇게 되면 근육은 늘어나는 범위는 제한되면서 반복적으로 수축해 근섬유가 짧아진다. 유연성이 떨어진 상태에서 관절을 펴면 스트레스가 건에 집중되면서 건염이 생기게 된다. 가슴근육이 짧아지면 가슴이 모아지는 둥근등 자세가 되기 쉬우며, 이두근이 짧아지면 팔꿈치가 완전히 펴지지 않으면서 이두근 건염으로 고생하게 된다. 슬굴곡근이 짧아지면 스트레스가 고관절과 허리에 집중되면서 요통이 생기기 쉽다.
'근육 운동을 많이 하면 유연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는 잘못된 선입관에 불과하다. 보디빌더나 스포츠센터 헬스트레이너들은 크고 강한 근육을 가졌지만 유연성 또한 뛰어나다. 최대 관절가동범위로 근력운동을 하기 때문이다. 근력운동으로 유연성이 떨어졌다고 느낀다면 자신의 운동 방법이 잘못되지 않았는지 가까이 있는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해보자.
운동사·medapia@naver.com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탄핵안 줄기각'에 민주 "예상 못했다…인용 가능성 높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