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우물 2부 시리즈를 마치며
#지표수 수돗물은 없었다 '미네랄 지하수'가 생명수
매일신문사와 TBC대구방송,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계명대 동산병원이 공동으로 참여한 유럽과 일본 순방 취재는 유익했다. ▷먹는 물로는 미네랄이 풍부한 지하수가 대세이며 ▷물을 경외(敬畏)하고 ▷물을 오염시키지 않고 ▷물을 남용하지 않으며 ▷물을 관광과 치료, 산업으로 연결시키고 있는 현장을 확인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되는 내추럴미네랄워터를 먹는 물로 시민들에게 공짜로 제공하기 위한 '대구동네우물되살리기 프로젝트'를 어떤 방향으로 진행해야 할지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게 했다.
◆마시는 물은 지하수가 대세=독일 뮌헨-랑엔아우-슈투트가르트, 프랑스 비텔-오를레앙-비시-에비앙 그리고 일본 구마모토. '물의 도시'라고 자랑하는 이들 도시 가운데 우리처럼 100% 강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뮌헨과 구마모토 등지는 100% 지하수를 마셨다. 지하수와 도나우강 물을 반반씩 섞어 수돗물을 만드는 랑엔아우가 인상적이었다. 지하수가 풍부한 구마모토가 20년 후를 위해 수전(물밭)을 이용해 지하수를 만드는 모습은 더 인상적이었다. 지하수를 샤또도(물탑)에 끌어올려 두었다가 수돗물이 달릴 때 공급해 주는 오를레앙 시스템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동네우물되살리기 2단계로 신도시를 만들 때 내추럴미네랄워터를 가정에 공급해주는 방법이 될 수 있어서다.
지하수를 수돗물의 주원료로 사용하는 것은 강물과 호숫물이 적고 지하수가 풍부한 환경적 요인이 컸다. 그러나 슈투트가르트와 비시, 구마모토 등지는 강이 흘러도 그 물을 마시지 않았다. 오염된 물은 산업용으로 사용하고 사람들은 지하수를 마셨다.
강과 댐물, 지하수가 모두 풍부한 우리나라는 일견(一見) 수돗물의 주원료로 강물을 사용하든 지하수를 사용하든 무방할지 모른다. 도시화'산업화가 이뤄지지 않아 강물이 깨끗했을 때는 그랬다. 그러나 강물이 오염된 오늘날 우리도 결국엔 지하수를 주요 식수원으로 사용해야만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동네우물되살리기가 그 시발점이 되리란 기대도 한다.
◆물을 남용하지 않는다='물의 도시' 사람들은 자기네 물을 하나같이 자랑했다. 구마모토 시민들에게 지하수는 숭앙의 대상이었다. 물로 인해 마을이 여유롭고 풍족한 비텔과 비시, 에비앙은 '자연의 선물'에 감사했다.
물을 오염시키지 않는 것은 항구적인 삶의 영위를 위한 선택이었다. 농사를 짓지 못하게 해도, 비료와 농약을 쓰지 못하게 해도, 지하를 깊이 파지 못하게 해도 그들은 불만이 없었다.
물의 사용도 절제했다. 혹여 지하수가 바닥나면 도시의 명성은 물론 삶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비텔에 유명 생수회사가 비텔 하나뿐이고 에비앙시가 허가한 생수공장도 세계 최대인 에비앙사뿐이었다. 그 누구도 특혜라고 시비를 걸지 않았다. 마크 프란시나 에비앙 시장은 "시와 에비앙사는 결혼한 사이"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미네랄을 강조한다=랑엔아우 수도사업소(LW) 부설 물연구소의 볼프강 슐츠 박사는 물의 신비를 얘기했다. 인간이 물을 알겠다고 덤비지만 2천여 가지 이상의 미네랄이 녹아 있는 물을 인간이 완전하게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취지였다.
외국 생수회사들은 상품 용기에 미네랄의 양을 반드시 표기했다. 미네랄량과 수소이온농도(PH) 등을 표기하도록 법적으로 의무화한 까닭이기도 했고, 자기 제품의 특장을 내세우기 위한 방법이기도 했다. 유럽의 나라들은 물속에 녹아 있는 총미네랄량을 표기하는 데 반해 일본은 경도(칼슘과 마그네슘으로 환산하는 물의 세기)를 강조해 표기했다. 유럽 사람들은 총미네랄량에 민감하고, 일본 사람들은 경도를 중시하는 결과일 수도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미네랄량이 표기돼 있지만 특정 미네랄을 특별히 강조해 표기해놓은 제품은 없다. 미네랄에 무관심한 등 우리나라 사람들의 물에 대한 이해도가 그만큼 낮다는 방증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사랑받는 동네우물=에비앙 생수와 똑같은 물을 공짜로 길어 마시는 에비앙 시민들은 에비앙 물에 대한 자부심이 컸고, 공짜로 물을 주는 에비앙사에 대해 감사했다. 슈투트가르트 시민들은 미네랄이 풍부한 물을 동네우물에서 즐겨 마셨다. 남녀노소가 없었다. 특정 미네랄량이 많은 약수(藥水)는 상용하지 않고 의사의 처방에 따라 하루 몇 잔씩 계획적으로 마셨다. 동네우물은 시민들 가까이에 위치해 그렇게 사랑을 받았다.
◆동네우물되살리기 성공 기원=고야마 세이시 구마모토 시장은 대구동네우물되살리기팀이 일본의 많은 도시 가운데 구마모토를 방문한 이유에 대해 무척 궁금해했다. 지표수를 수돗물로 마시는 대구에 고미네랄 지하수가 풍부하고, 그 물을 우물로 개발해 시민들이 마시도록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에 놀라워했다. 고야마 시장은 그러면서 대구동네우물되살리기 프로젝트의 성공을 빌었다. 일본 제1의 지하수 도시인 구마모토와 대구의 교류도 희망했다.
대구동네우물되살리기 프로젝트가 다소 늦어지고 있다. 그만큼 철저하게 명품 우물을 개발해 좋은 물을 시민들에게 제공하기 위함이다. 대구시는 내년에 연구개발을 더욱 철저히 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글'사진 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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