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인물] 잔인한 노예 반란자 냇 터너

입력 2010-10-02 07:15:38

미국에 가면 길거리에서 술이나 마약에 취한 듯 어슬렁거리는 흑인들과 맞닥뜨리곤 한다. 관광객이나 백인들은 지레 겁을 집어먹고 피하기 일쑤다. 오늘날 미국 대도시들이 치안 무방비 상태나 다름없는 것은 악랄한 노예제 탓이 크다.

미국 역사상 백인사회를 공포로 몰아넣은 흑인 노예가 있었다. 그는 1800년 오늘, 버지니아주 농장주 터너의 재산으로 태어나 주인 성을 따 냇 터너(1800~1831)로 불렸다. 어머니에게 종교 교육을 받다 광신에 가까워졌고 노예 해방을 꿈꾸는 '예언자'처럼 행세했다. 1831년 일식이 일어나자 '해방일이 왔다'며 추종 노예들과 함께 주인 일가족을 살해하고 군청을 향해 진군했다. 이틀 밤낮 동안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보이는 대로 백인 60명을 학살했다. 출동한 민병대와 싸우다 붙잡혀 교수형을 당했다.

그때까지 남부 백인들은 노예들이 비굴한 근성을 가졌다고 믿어 무장봉기를 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를 계기로 노예 탄압은 더 혹독해졌고 그에 저항해 반란을 일으키는 '피의 악순환'이 계속된다. 결국 미국 백인들이 범죄 위협에 노출돼 있는 것은 조상들의 업보 때문이 아닐까.

박병선 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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