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0년 옥스퍼드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경주에서부터 시작된 3,000m 장애물경기는 인간이 자연을 달렸던 상황에 가장 근접해 있는 종목이다. 또한 트랙 7바퀴 반을 돌면서 허들을 28차례 넘고, 물웅덩이를 7차례 지나는 장거리종목이다. 장거리경기에는 심폐기능, 유연성 및 근력과 함께 허들과 물웅덩이를 효과적으로 통과하기 위한 기술적인 능력이 요구된다. 1800년대 초 영국의 한쪽 마을 교회의 첨탑(Steeple)에서 다른 마을의 첨탑 사이를 달리는 경마경기에서 착안하여 그 거리를 인간이 달리는 경주로 바꿔 놓으면서 크로스컨트리로 발달, 오늘날의 첨탑경주(Steeple Chase)로 만들어진 것이다.
근대 올림픽을 부활시킬 때 쿠베르탱은 올림픽의 5가지 기본경기로 달리기, 사격, 펜싱, 수영, 장애물 뛰어넘기를 도입했다. 5개 종목은 제1회 올림픽대회부터 정식종목으로 포함되었으며, 장애물 뛰어넘기는 110m 허들경기로 진행됐다. 제2회 파리올림픽대회에서는 쿠베르탱의 장애물경기에 대한 강력한 추천을 받아들여 단거리 허들 3종목(110m, 200m, 400m)과 함께 2,500m와 4,000m의 장애물경기가 정식종목으로 실시됐다. 제3회 세인트루이스올림픽에서 2,590m 경기로 통합된 장애물경기는 제4회 런던올림픽대회부터 3,000m로 규격화됐다. 여자 종목은 2,000m 경기로 진행되어 왔는데, 2005년 헬싱키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와 같은 3,000m 경기가 처음 실시되었으며, 2008년 베이징올림픽대회부터 여자 3,000m 장애물경기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트랙을 7바퀴 도는 과정에서 매번 4개의 허들과 1개의 물웅덩이를 넘어야 하는 힘든 경기인 만큼 여자 경우 체력 열세를 고려해 남자보다 거리가 짧고, 허들높이도 낮다. 허들높이는 400m 허들과 비슷한데, 남자는 91.4~91.7cm, 여자는 76.2~76.5cm이다. 물웅덩이의 크기와 깊이는 동일하다. 물웅덩이를 설치한 곳에서는 기존트랙을 약간 벗어나서 달리게 된다. 물웅덩이는 길이 3m66으로, 허들 바로 뒤쪽에 놓여 있다. 제일 깊은 곳이 70cm로 허들로부터 멀어지면서 얕아지기 때문에 선수들이 가급적 멀리 뛰어 얕은 부분에 착지하기 위해서 물웅덩이의 허들을 넘을 때는 허들 윗부분을 딛고 점핑하는 방법을 주로 이용한다. 물웅덩이가 없는 허들은 일반 허들경기처럼 가급적 닿지 않고 빠르게 넘는 방법을 이용한다.
자연 속에서의 러닝과 근접한 종목으로서 장거리종목의 최강인 케냐 선수들이 아프리카 평원을 달리는 것처럼 대부분의 올림픽과 세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왔다. 남자 세계기록 보유자인 카타르의 샤이드 샤힌(7분53초63)도 원래 케냐 출신으로 귀화한 선수이다. 여자 세계기록은 러시아의 사미토바 갈키나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우승할 때 수립한 8분58초81이다. 한국 남자 최고기록은 1990년 수립된 진수선의 8분42초86으로, 20년간 깨지지 않고 있다. 여자는 2008년 전국체전에서 최경희가 수립한 10분24초74로, 세계기록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김기진 계명대 체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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