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시즌 개봉작 성적표

입력 2010-09-30 08:29:50

입소문 탄 '시라노' 125만 동원 흥행 역전극

올해 추석 시즌 영화는 힘이 약한 편이었다.

눈에 띄는 블록버스터도 없었고 한국 영화도 대작이 아닌 아기자기한 평작만 개봉했다. 한국 영화의 경우 6편이 일제히 개봉해 수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이미 개봉했던 '해결사'와 '아저씨'까지 더하면 총 8편이 추석 극장가에 내걸린 셈. 대작이 없었던 할리우드 영화에 비하면 한국 영화가 강세를 보인 추석 극장가였다.

초반에는 '영웅본색'의 한국판 리메이크 '무적자'가 강세를 보였으나 입소문을 탄 로맨틱 코미디 '시라노:연애조작단'(이하 '시라노')이 가장 좋은 성적을 보였다.

'시라노'는 16일부터 26일까지 125만7천534명(통합전산망 기준)의 관객을 동원하며 추석시즌 흥행 1위에 올랐다. 개봉 첫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레지던트 이블4:끝나지 않은 전쟁 3D'(이하 레지던트 이블4)와 '무적자' 등에 밀려 박스오피스 3위로 첫 진입했지만 갈수록 입소문을 타고 결국 반전에 성공했다.

'시라노'와 함께 추석 연휴 내내 치열한 흥행 다툼을 벌이던 '무적자'는 같은 기간 12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2위에 올랐다.

설경구 주연의 '해결사'는 같은 기간 82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 이 기간 한국 영화 흥행 3위에 올랐다. 누적 관객은 161만8천891명. 속도감 있는 연출과 액션, 눈에 익은 설경구의 연기에 이정진, 오달수, 송새벽 등 조연들의 힘을 보태 꾸준한 흥행 성적을 보였다.

장진 감독이 순 제작비 3억5천만원의 저예산으로 찍은 '퀴즈왕'이 같은 기간 46만3천72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퀴즈왕'은 배우와 스태프들이 개런티 대신 100% 지분 참여로 제작된 이른바 '주주지분제' 영화로, 70만~80만 명의 관객이 들 경우 배우와 스태프들은 개런티 100%를 받게 된다.

외국 영화 중에는 '레지던트 이블4'와 '슈퍼배드'가 흥행을 이끌었다. 개봉일(16일) 박스오피스 1위로 진입했던 밀라 요보비치 주연의 '레지던트 이블4'는 연휴 기간 내내 꾸준한 흥행으로 97만8천514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3D 애니메이션 '슈퍼배드'도 76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슈퍼배드'는 소녀시대의 태연과 서현이 한국말 더빙에 참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본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마루 밑 아리에티'도 약 48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 작품 역시 입소문을 타고 꾸준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한편 추석 시즌 개봉한 한국 상업영화 중 유일하게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 영화가 김태희 양동근 주연의 '그랑프리'. 15만 명 동원에 그쳐 한국 상업영화 중 최하위 성적표를 받았다. 같은 기간 개봉 8주차 '아저씨'가 '그랑프리'보다 2배 이상 많은 3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것에 비하면 화제의 드라마였던 '아이리스'의 양윤호 감독과 김태희가 스크린에서 다시 뭉쳤던 '그랑프리'의 흥행은 참패에 가까운 것. 이준기 대신 투입된 양동근도 힘을 발휘하지 못하며 번번이 참패한 '김태희 영화'의 악몽이 재현되었다.

김중기 객원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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