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에 영웅이 나타남은 역사의 배려이다. 임진왜란의 영웅이라면 단연 충무공 이순신이지만 젊은 나이에 육지에서 왜적에 무명(武名)을 떨쳤던 이가 충의공(忠毅公) 정기룡(鄭起龍'1562~1622) 장군이다. 1586년 선조 때 무과에 급제한 후 임진왜란이 터지자 별장으로 승진, 거창전투에서 왜군 500여 명을 격파했고 금산전투에서는 상관인 조경을 필기단마로 구출한 모습이 삼국지의 조자룡이 유비의 아들 유선을 구하는 모습과 흡사해 '임진왜란의 조자룡'이란 별명을 얻었다. 한때 곤양의 수성장이 돼 왜군의 호남진출을 막는 결정적 공을 세웠고 진주대첩 등 굵직한 전투에서도 크게 기여했다.
정유재란 때는 고령에서 적 장수를 생포해 병마절도사가 됐고 1598년 오늘 정기룡이 이끈 조선군은 왜장 시마즈군이 주둔한 사천고성을 포위, 야습을 단행해 수많은 적의 수급을 베었다. 이후 성주, 합천, 초계, 의령 등 여러 성을 탈환하는데도 성공했다.
활약으로 보아 당연히 선무공신이 돼야 마땅하나 왜란이 끝난 시점 그의 나이 마흔도 채 안된 상태로 정치적으로 그를 경계한 선조의 질투심 탓에 선무공신엔 선발되지 못했다. 1617년 삼도수군통제사 및 경상우도수군절도사에 올라 재직 중 1622년 통영 진중에서 병사했다. 현재 상주시 사벌면 금흔리에 묘가 있으며 충의사에 배향돼 있다.
우문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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