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면전에서 제대로 이야기해줘야 한다. 장관 한두 자리 갖고 시비 걸기보다 우리는 밀양신공항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홍사덕 한나라당 의원(대구 서구)은 추석 연휴 직후인 24일 "밀양신공항 없이는 대구경북이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며 "밀양신공항에 대구경북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 지역구인 서구의 교육과 보육환경 개선 외에는 그다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던 6선의 홍 의원 입에서 "밀양신공항은 대구경북의 향후 50년이 달라질 수 있을 정도로 사활이 걸려 있는 문제"라는 이야기가 나와 깜짝 놀랐다. 그는 기자와 인터뷰하는 내내 다른 문제를 이야기하다가도 어느새 다시 밀양신공항으로 되돌아갔다.
'밀양신공항이 왜 필요한가' 물었다. 국제공항 없는 대구경북은 문(門)이 없는 집과 마찬가지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첨단의료복합단지의 성공도, 외국 환자와 외국 투자자를 끌어오는 것도 모두 국제공항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그가 관심을 갖고 있는 중국인들을 대구경북으로 불러들이는 것도 국제공항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말도 했다.
밀양신공항을 조기에 이뤄내기 위한 해법으로 2가지를 제시했다. 정치적으로 접근하지 않도록 이 대통령을 설득하는 것과 대구경북과 경남, 전남북 등 이해 당사자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것이 그것이다. 그는 "대통령을 배출해 놓고도 밀양신공항조차 하지 못한다면 대구경북은 아무것도 한 것이 없게 된다"며 밀양신공항이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라는 점을 거듭 상기시켰다.
정치권 주변에서 떠도는 소문도 끄집어냈다. 밀양이 경남이라 무소속인 김두관 경남도지사에게 좋은 일만 시키기 때문에 하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는 것. 그는 "그런 시각(정치공학)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설령 김 지사에게 정치적으로 도움 주는 결과가 되더라도 대구경북에 필요하므로 관철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대구와 달리 경북은 밀양신공항에 덜 적극적인 것 같다"며 "연말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 없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김범일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북지사가 힘을 합치고, 대구시와 경북도가 이 문제를 두고 합동 당정 협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오 특임장관의 '대구경북(TK) 인사 배제 발언' 논란도 화제에 올랐다. 홍 의원은 "내가 이야기하면 친박계가 이런 생각을 한다고 받아들이지나 않을까 걱정된다"면서 "(이 장관이) 불필요한 말을 해서 대구경북 사람들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고 꾸짖었다. 그는 "부산경남(PK)이 좋은 자리는 다 차지하고 있는데 바깥에서는 TK가 다 해먹는 것처럼 비친다"며 "이런 상황을 영주말로는 '(헛)가락지 낀다'고 한다"고 했다.
박근혜 전 대표의 최근 달라진 행보에 대해 그는 "보이는 대로 쓰면 된다"고 했다. 자신이 보기에도 크게 달라졌다는 뉘앙스다. "박 전 대표의 측근이 '확대해석을 경계한다'고 말했다기에 누가 그런 이야기를 했느냐고 호통을 쳤더니 아무도 나서지 않더라"며 "지금의 행보는 대선주자로서 자연스러운 것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박 전 대표가 달라진 배경에 대해 "그동안 물밑작업을 이런저런 방식으로 해놓았을 것"이라면서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대선)후보가 될 사람"이라고 박 전 대표 스스로 적극 행보로 돌아섰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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