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FAO 아·태 총회를 개최하며

입력 2010-09-21 07:52:05

올가을 우리나라는 풍년으로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쌀 생산이 과잉되어 떨어지는 쌀값으로 농민들은 걱정이 많습니다. 정부가 지난 8월 31일 특별 대책을 발표했고 보다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 중에 있지만 여전히 남는 쌀로 인해 걱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많은 국민이 영양 과다 섭취로 인해 비만이나 성인병 등이 사회적 이슈가 됩니다. 못 먹고 못 자라서 걱정이 아니라 이제는 남는 것이 문제인 시대인 것입니다.

우리나라같이 식량의 과잉 공급이나 영양 과다 섭취로 사회적인 걱정거리를 가진 나라도 있지만 반대로 수많은 대부분의 나라는 식량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현재 약 10억의 인구가 빈곤과 기아 속에서 생존권을 위협당한다고 합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6억4천만 명의 인구가 식량 부족으로 고통을 받습니다. 하루에 식량 부족으로 죽어가는 사람의 숫자가 2만5천 명에 이릅니다.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어느 한 나라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많은 대책이 있지만 결국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협력해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제30차 FAO 아시아'태평양 지역총회'가 아름다운 지역, 경상북도 경주에서 열립니다. 다가오는 9월 27일부터 10월 1일까지 열리는 이번 회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43개 회원국 및 국제기구 대표가 모여 식량 안보 및 기후변화 완화 등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민간전문가가 참여하는 특별회의도 열려 식량 안보와 영양 상태 개선을 위한 보다 창의적이고 다각적인 실행 방안도 모색할 것입니다.

FAO 지역총회는 전 세계를 5개 권역(아프리카, 아시아 및 태평양, 근동, 중남미, 유럽)으로 나누어 FAO 총회가 개최되지 않는 짝수 해에 개최하며, 지역 내 주요 농수산업, 농촌 관련 주요 현안을 논의하고 이에 대한 결과를 이사회(사업, 예산 문제) 및 총회(정책 문제)에 보고합니다.

불과 50년 전 우리나라는 보릿고개라는 말로 표현되는 식량 부족국이자 극빈국이었습니다. 1980년대 초까지도 외국에서 식량을 지원받던 나라였습니다. 그러나 품종 개량과 기술 혁신, 그리고 식량 자급을 향한 국민적 노력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전 세계가 '기적'이라고 표현할 만큼 놀라운 식량 자급과 경제성장을 이뤄 냈습니다. 이제 G20 정상회의의 의장국이 될 만큼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 것입니다. 우리는 이번 회의를 통해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대한민국 농어업'농어촌의 이해 증진 및 해외 농산물 수출 확대, 농업기술 및 식품산업 선도국의 이미지를 적극 부각할 계획입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 과정에서 많은 외국의 지원이 있던 역사적 사실입니다. 외국의 도움으로 가장 짧은 기간에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지금은 수혜국이 아닌 지원국의 입장이 됐고 이제는 국제사회에 기여할 때입니다. 이제는 우리가 보은에 나서야 합니다.

이번 회의는 우리가 극복한 식량 부족 경험을 참가 회원국과 국제기구에 공유하는 자리입니다. 아'태 지역 여러 국가들이 우리나라의 발전된 농업기술, 새마을운동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한다면 이번 회의가 아'태 지역 안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고 국격을 제고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경상북도는 신라 천년의 문화와 신비의 가야문화 그리고 선비정신의 유교문화가 있는 민족문화의 본고장입니다. 우리나라가 성장하고 발전하는 데 기초가 되었던 새마을운동의 발상지입니다. 농업이 도민의 주력산업이었으며, 현재는 국민들의 안전한 먹을거리 생산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총회로 국가 간 기술 교류, 새마을운동 전파, 경북 농업'농산물의 글로벌 홍보 및 수출 기회를 확대하길 기대합니다. 또 농산물 시장 개방, 기후 온난화에 따른 식량 문제 등 급변하는 세계 농업환경 극복을 위해 경북이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국가 농업 발전의 중심에 서 있는 경북에서 개최되는, 그리고 대한민국이 국제적 역할을 다할 수 있는 금번 FAO 아'태 지역총회에 대구경북 시'도민 여러분의 큰 관심과 지지를 부탁 드립니다.

김재수(농림수산식품부 제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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