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앞으로' 대이동 시작…21일 오후 통행량 몰릴듯

입력 2010-09-20 10:41:13

아직은 정체구간 없어…역 터미널 공항 등 한산

최장 7일간에 이르는 추석 연휴를 맞아 20일 오전부터 민족 대이동이 시작됐다.

이날 오전 동대구역과 고속버스터미널 등 일찌감치 고향에 도착한 시민들은 빠듯한 살림살이와 우울한 사회분위기로 인한 시름을 잠시나마 잊은 채 즐거운 표정들이었다. 올 추석 연휴엔 긴 연휴로 귀향 행렬이 분산돼 고향 오가는 길이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오전 동대구역과 공항, 버스 터미널은 대체로 한산했고 대구경북 고속도로도 정체구간 없이 원활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마음은 한달음에 고향으로

20일 오전 7시 30분 대구 동대구역. 대전발 무궁화호에서 두 손 가득 선물 보따리를 든 귀향객들이 마중 나온 가족들과 서로 얼싸 안았다. 정창수(40)씨는 "부모님과 친척은 모두 서울에 계시지만 선산묘가 대구에 있어서 성묘를 하러 내려왔다. 온 김에 친구들을 만날 것"이라며 "연휴가 긴 덕분에 수월히 내려 왔다"고 했다.

잠시 뒤 KTX 열차가 도착하자 출구 앞에서 서성이던 마중객들은 아들·딸·며느리·손자 모습이 보이자 재빨리 달려 나가 짐을 받았다. 아내와 아들 셋이서 나란히 열차에서 내린 이주석(42)씨는 "매번 명절 때면 열차표를 구하느라 애를 먹었는데 이번에는 좀 수월했다"며 "연휴 마지막 날까지 부모님과 함께 보내고 올라갈 것"이라 말했다. 고향으로 떠나는 사람들의 표정도 밝았다. 이날 오전 북부정류장에서 만난 이남기(76·북구 팔달동) 할머니는 "큰아들 집에 가기 위해 춘천행 표를 끊었다"며 "버스가 오전9시 20분 출발이지만 아들 볼 생각에 2시간 전부터 정류장에 나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추석을 맞아 일본 오키나와에서 한국에 왔다는 남성진(40)씨는"청송에 있는 부보님을 뵈려고 아내와 아들과 함께 어제 비행기를 타고 날아왔다. 한국말이 서툰 아들이지만 부모님이 손자를 보면 좋아하실 것 같다"고 했다.

◆20일 오후부터 귀향 전쟁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긴 연휴 탓에 올 추석 고향가는 길은 예년에 비해 한결 나아질 전망이다. 대구경북에는 지난 18일 33만7천대, 19일 27만여 대의 차량이 빠져나가는 등 평소 주말과 비슷한 교통흐름을 보였다.

국토해양부는 추석 연휴 기간에 하루 평균 550만 명이 이동해 4천949만 명이 움직일 것으로 예측하고 본격 귀향 행렬은 20일 오후부터 시작돼 추석당일(22일) 새벽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역에서도 20일 오후부터 교통량이 증가하면서 추석 당일 최대 교통량(49만7천여대)이 몰리겠다. 주요 혼잡구간으로는 ▷경부고속도 금호~도동분기점 ▷중부내륙고속도 낙동~김천분기점 ▷중앙고속도 의성~칠곡나들목 ▷88고속도 동고령나들목~고령터널 구간 등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기업이나 관공서는 20일 오전까지만 근무하는 곳이 많다"며 "귀향길 정체는 추석 당일인 22일 새벽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레일 대구본부는 23일에 연휴기간 중 최대인원인 6만8천여 명이 열차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항공사 대구지사는 20일부터 26일까지 국내선 전 노선이 대부분 매진되는 등 추석 연휴기간 국내 여객 운송률이 평소보다 30%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상준·노경석·황수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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