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오늘, 런던 사마르칸트호텔 침대에 젊은 흑인 남자가 엎어져 있었다. 독일인 여자친구가 경찰과 앰뷸런스를 불렀을 때는 이미 숨져 있었다. 경찰관이 조사를 해보니 이 남자는 전날 밤 늦게까지 파티를 벌이다 여자친구의 숙소인 이곳으로 와 함께 밤을 보냈으며 수면제 9알을 먹고 잠들었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파락호의 약물중독 사고인 듯했다. 신원을 확인해 보니 28세의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1942~1970)였다.
어릴 때부터 사고뭉치였다. 시애틀에서 댄서인 아버지와 알코올 중독자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을 때부터 운명이 정해져 있었는지 모른다. 마약 문제로 고교 때 퇴학당했고 차량 절도에 연루돼 입대(제101공수사단)했다가 '골통짓'으로 쫓겨나다시피 제대했다.
기타만큼은 천재였다. 파격성과 원초적인 에너지가 넘쳐나는 연주 실력과 (신들린 건지, 약에 취했는지 모르겠지만) 기타를 물어뜯고 부수는 격렬한 무대 매너를 보였다. 3장의 앨범만 내놓고도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최고의 록 뮤지션이 됐다. 개인적으론 'All Along The Watchtower'(1968년)를 좋아한다. 애잔하면서도 폭발적인 기타 연주, 거칠고 절규하는 듯한 보컬은 아련한 여운을 준다.
박병선 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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