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향인사] '물 전문가' 김우구 태영건설 고문

입력 2010-09-17 11:09:43

"4대강 사업 지금 아니면 기회 없어"

"살아가는 동안 꼭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하지만 하면 좋은 일도 있고, 하면 안 되는 일도 있습니다. 4대강사업은 꼭 해야 하고, 지금 아니면 기회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 전문가'인 김우구(58) 태영건설 고문은 자리에 앉자마자 4대강사업에 대해 적극적인 찬성론을 폈다. 1979년 입사, 2008년 부사장으로 물러날 때까지 30년 동안 수자원공사에서만 근무하면서 하천 정비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수자원본부장으로 일할 때였습니다. 태풍 피해로 고향인 안동 임하댐 하류 일부 지역이 물에 잠기는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항의하러 온 주민들을 '댐이 없었으면 더 큰 피해가 있었을 것'이라며 설득했지만 막상 현장에 가보니 그 분들 말씀이 일리가 있었습니다. 댐 건설 이후 홍수가 안 나니 드넓던 강변 모래사장이 숲이 되는 바람에 물길이 좁아졌고, 결국 적은 비에도 범람하게 된 것이었죠."

김 고문은 환경 파괴 우려 등 4대강사업 반대론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겨울철 물 부족과 여름철 홍수 피해는 댐이 잇따라 건설되면서 많이 해소됐죠. 하지만 하천 관리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물이 제대로 흘러야 강이 제 역할을 하는 겁니다. 물론 완성된 뒤 사후 운영관리가 더욱 중요합니다만 이젠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원전과 KTX 수출을 예로 들며 "사업을 해본 사람만이 기술력을 갖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도 했다.

안동 서부초교·안동중·계성고·한양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수자원공사에서 홍보실장·연구원장·기획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는 바쁜 와중에도 전문성 확보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미국 콜로라도주립대에서 석사, 수자원공사 본사가 있는 대전 충남대에서 토목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산학기술학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입사 직후였던 1981년에는 네덜란드 정부 장학금을 받아 1년간 현지 연수를 받기도 했다. "외국 나간다니 모친께서 결혼 안 하면 못 보낸다고 우기셔서 사귀던 여자친구와 혼인신고부터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출국하려니 아내와 동반 출국이 안 되더군요. 연수기간이 11개월이었는데 정부에서 12개월이 안되면 승인을 못 해준다는 겁니다. 몇 달 뒤 합류하긴 했지만 아내는 요즘도 '그때 사기당했다'며 눈을 흘기곤 합니다. 하하하."

수자원공사 퇴직 후 대학 강단에 서 달라는 요청을 여러 번 거절했다는 그는 민간부문에서 마지막 꿈을 펼쳐보고 싶다고 했다. "아무래도 공기업보다는 민간기업이 역동적이죠. 지금 이 자리도 미래의 먹을거리인 '물 산업'을 제대로 해보자고 제안해와 몸담게 됐습니다. 세계적 물기업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요즘 매일신문이 추진하는 '동네우물'사업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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